법원 "崔 SK주식 분할 대상"
그룹 재산증식 盧 기여 인정
공동재산 최종 2.9조 산출
3분의 1로 나눠 盧 몫 나와
완납까지 年 5% 지연이자
◆ "SK 주식은 공동재산"
최 회장 재산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SK(주) 주식 분할 여부는 9년간의 법정 다툼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다. 2022년 1심은 SK(주) 주식이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증여로 물려받은 특유재산이라는 최 회장 측 주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2024년 5월에 열린 2심은 SK(주)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노소영은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하면서 최태원의 모친 사망 이후에 실질적으로 지위를 승계하는 등 대체재, 보완재 역할을 했다"며 SK(주)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분을 인정했다. 이 판단은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재산분할 시점은 사실심(2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하되, 이후 SK(주) 등의 주가가 급등한 점을 참작해 전체적인 분할액이 결정됐다. 2심 변론종결일 당시 SK(주) 주가는 주당 16만원이었지만 대법원을 거쳐 지난달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에는 주당 81만원대까지 올랐다. 2년2개월 사이에 주가가 5배나 치솟은 만큼 재판부 재량으로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다. 재판부는 "부부 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최태원 보유 주식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사정은 재산분할 비율의 산정에서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노태우 비자금'에서 비롯된 노 관장의 기여분은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지만 재산분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심 재판부는 노 관장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에 흘러들어가는 등 정권의 보호가 SK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보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공동재산 중 노 관장 몫을 35%(1조3808억원)로 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해당 비자금이 실재했다 하더라도 이는 불법 자금이므로 법적으로 보호해줄 수 없다며 2심 판결을 파기했다.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을 인정하지 않고도 노 관장 몫을 전체의 3분의 1(약 33%)로 산정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호를 제외해도 노 관장의 내조와 활동만으로 기여분을 인정하기 충분하다는 뜻이다.
공동재산 규모도 관심사였다. 2024년 2심은 두 사람의 공동재산 규모를 4조115억원으로 봤다. SK(주) 주식 2조761억원을 비롯해 다른 계열사의 주식, 부동산, 예금, 미술품 등을 포함한 가치다. 여기에 최 회장이 혼인 파탄 시기에 노 관장의 동의 없이 증여 등으로 미리 처분한 재산 1조1116억원도 부부의 공동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된다고 봤다. 한국고등교육재단·최종현학술원을 비롯해 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 친인척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SK그룹에 급여를 반납한 몫이었다.
반면 대법원은 미리 처분한 1조1116억원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재산 처분이 법원이 인정한 혼인관계 파탄 시점인 2019년 12월 4일 이전에 이뤄졌고, SK그룹 경영권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것이었으므로 노 관장도 함께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항소심이 인정한 공동재산 4조115억원에서 1조1116억원을 뺀 2조8999억원을 최종적인 공동재산으로 인정했다.
이날 파기환송심에서는 이 액수의 3분의 1을 계산한 뒤 노 관장 명의의 재산을 제외한 9440억원을 최종 분할 액수로 결정했다.
재산분할은 현금으로 지급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최태원·노소영이 파기환송심에서 밝힌 분할 방법에 관한 의사, 최태원 보유 주식은 최태원이 경영하는 회사에 대한 경영권 내지 지배권의 근거가 되는 측면이 있는 점, 분할 대상 재산의 명의와 형태 등을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에 따른 노소영의 몫 중 부족한 금액을 최태원이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법원은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 崔회장 측 "재상고 검토후 말씀"
판결 직후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인 이재근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20년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됐고, 오늘 재산분할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있었다"며 "최 회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법원 재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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