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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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데스크] 삼성 = ?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나
2010년 어느 날 삼성전자의 미국 지사에 50여 명이 모였다. 북미 모바일사업부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였던 토드 펜들턴은 화이트보드에 "Samsung=?"이라고 쓴 뒤 빈칸을 채워보라고 했다. 답은 제각각이었다. 펜들턴은 이런 결론을 냈다. "우리는 언제나 최고의 하드웨어를 가져야 한다. 물음표에 '집요한 혁신(relentless innovation)'을 채우자." 애플과의 소송 기록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이들은 '스타일'을 세로축에, '혁신'을
2026.05.24 16:58
05.24
2026 -
[매경데스크] 증시를 바라보는 세가지 유형
저녁 모임에서 계엄이나 탄핵 이야기는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코스피 5000이 차지했다. 요즘 아이스 브레이킹 소재는 정치가 아니라 주식이다. 몇 달간 대화를 돌아보면 증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것 같다. 먼저 능동적 참여형이다. 계엄 직후 하루 7조원대 초반까지 쪼그라들었던 코스피 거래대금이 최근 30조원에 육박한다.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계엄 무렵의 두 배다. 증권사 신용융자 잔액도 사상 처음 30조
2026.02.08 17:27
02.08
2026 -
[매경데스크] 대사증후군에 빠진 K경제
연말이면 불안한 마음으로 열어보는 이메일이 있다. 건강검진 결과다. 작년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안도하고, 악화되면 생활습관부터 반성하게 된다. 건강검진의 진짜 가치는 암 같은 중병을 찾는 데만 있지 않다. 매년 몸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약을 처방받아 큰 병을 미리 막는 효과가 있다. 2025년을 떠나보내며 한국 경제의 현재를 인체에 빗대어 살펴본다.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해는 1973년으로 15%에 달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5.12.28 17:41
12.28
2025 -
[매경데스크] 출구는 없는 부동산 규제
한국이 최빈국에서 세계 15위권 경제로 도약한 비결을 두 가지만 꼽자면 자신은 부자가 되고, 자식은 나보다 잘 키우려는 욕망이었다. 문제는 두 가지가 이념적 논쟁에 얽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유보다 평등에 무게를 두는 정치권력이 등장하면 재산권과 교육열을 제어하려는 시도가 뒤따르게 된다. 새 정부는 풍선효과를 막겠다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기습 대책을 연달아 꺼냈다.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조이더니 9·7 대책으로 전세대출과 임대
2025.11.09 17:44
11.09
2025 -
[신헌철칼럼] 검찰을 향하는 진혼곡
관료나 기업인을 만나는 자리에선 인생 후반기에 검찰이나 법원에 끌려가지만 않아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오간다. 한국은 사법 만능에 빠져 있다. 한 해 법원에 접수된 소송 사건은 667만건에 이른다. 검찰에 형사사건으로 접수된 인원은 171만명, 그중에 약식이든 공판이든 기소된 사람이 65만명이다. 기업인, 정치인, 관료가 주로 연루되는 횡령·배임은 연간 6000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사건은 1만4000건 정도다. 소송에 휘말리면 변호사
2025.09.17 18:00
09.17
2025 -
[신헌철칼럼] 21세기의 면죄부
중세시대 신권(神權)과 왕권(王權)은 죄를 면해주는 권한을 놓고도 경쟁했다. 가톨릭교회는 십자군전쟁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시작했다. 몇 세기가 지나 교회 재정이 악화하자 돈을 받고 면죄부를 팔았다. 동전이 금고에 떨어지면 영혼은 연옥에서 벗어난다고 설교했다. 이런 행태는 16세기 종교개혁의 방아쇠가 됐다. 왕들은 전쟁 포로나 반역자를 사면하며 권력을 자랑했다. 내세가 아닌 현생의 사면권은 군주의 독점 권한이었다. 사면은 태생부터 자비심의 발
2025.08.20 17:39
08.20
2025 -
[신헌철칼럼] 주권자의 시간, 권력자의 시간
21대 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기표소 안에 홀로 들어서면 스스로 주권자임을 체감한다.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나면 국민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다시 권력자의 시간이 온다. 12·3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혼돈은 새 정부 탄생과 함께 일단락될 것이다. 지난 6개월 동안 국민은 어두운 방 안에서 각자의 촛불을 켰다. 민주주의와 국가의 역할을 되묻는 성찰의 시간이었다. 그 끝에서 선거 이후 펼쳐질 세상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선거는 흔히 구도와 바람에 좌우된
2025.05.28 17:24
05.28
2025 -
[신헌철칼럼] 이재명 對 이재명
100m 달리기에 비유하면 한 사람이 벌써 50m쯤 앞서 뛰고 있다. 상대 팀은 서로 자기가 나서겠다며 출발선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마지막 도핑 테스트에 걸려 금메달을 박탈당하지 않는 한 승부는 이미 정해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 관중석에서 나온다. 집권 여당의 자멸로 치러지는 21대 대선의 풍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는 '경우의 수'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보수 진영은 남은 한 달 동안 대이변을 꾀하고 있지만 탄핵의 강을 건너기에는
2025.04.30 17:29
04.30
2025 -
[신헌철칼럼] 헌법재판소에 대해 알게 된 것
헌법재판소가 1988년 급하게 출범했을 때 청사도 없이 정동빌딩 2개 층을 빌려 더부살이를 했다. 을지로를 거쳐 지금의 재동 청사로 옮긴 것은 1993년이다. 조선시대 제중원이 있던 터다. 갑신정변에 가담했다 가문 전체가 도륙당한 홍영식의 집을 압류해 그곳에 병원을 세웠다. 고종은 낯선 서양식 병원에 '중생을 구제하는 집'이라는 뜻이 담긴 이름을 붙였다. 140년이 흘러 그 자리에는 다른 이유로 중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민주 공화정의 마지막 병원 격인
2025.04.02 17:32
04.02
2025 -
[신헌철칼럼] 고맙다고 말하라
사업가 도널드 트럼프는 파괴적 협상가였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원래 주인이던 시리얼 회사 '포스트' 가문이 팔지 않고 버티자 리조트 주변을 먼저 사들였다. 그리고 거기에 건물을 올리겠다는 협박을 통해 헐값에 마러라고를 손에 쥐었다. 뉴욕 트럼프타워를 지을 때는 붙어 있는 티파니 건물의 '공중권'을 사들여 68층 건물을 올렸다. 티파니 사장 월터 호빙과 담판 자리에 트럼프는 자신이 구상한 화려한 건물과 뉴욕시 개발국이 지을 초라한 건물의 모형을 들고 갔다.
2025.03.05 17:41
03.05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