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에서 성장해 초대할 가족·지인이 없었던 신부의 결혼식 후기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소박한 예식을 올리고 소형평수 빌라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행복하다는 소감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신부 하객이 0명인 결혼식 해 보셨나요? 후기 남길게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보육원 출신의 흙수저라고 소개했다. 청소년 시기에는 가난을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고, 대학생 시절에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A씨는 패배자의 인생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채 외딴섬처럼 살아왔다.
그러다 처음으로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생기고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혼의 문턱은 여전히 높았다.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하는 신부를 보면 마음이 아팠고, 하객석이 비어 있는 결혼식을 상상하면 답답했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생각은 달랐다. A씨에게 결혼식은 안 해도 그만이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라고 달래줬다. A씨는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A씨의 결혼식은 어머니처럼 여기던 수녀의 혼배 성사로 진행됐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를 350만원에 계약하고, 청첩장을 수제로 제작했다. 예상대로 결혼식에 신부측 하객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궁상맞은 결혼이고, 인생의 한 번뿐인 이벤트가 저러냐고 손가락질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랑해서 결혼하는데 고통이 돼가고 남들과 비교하며 패배감에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꼬드기는 건 다 상술이다. 그 돈 아껴서 전세에 보태거나 S&P500 사야 한다”라며 “이런 결혼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 정말 많은 고아원 출신 동생, 언니, 오빠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고 마무리 지었다.
누리꾼들은 “호화로운 결혼식보다 훨씬 의미 있다”, “형편에 맞게 준비한 게 현명하다”, “결혼식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힘들었던 삶을 보상받길 바란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