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다주택·비거주 ‘정조준’
양도세는 보유 대신 ‘거주공제’로
공제한도는 10억으로 순차 축소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강도 높은 부동산 세제 카드를 빼들었다. 초고가·다주택·비거주에 대해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한다.
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을 재편하려는 정책이지만 1가구1주택자도 주택 가격이나 실거주 기간에 따라 세금 인상의 파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정경제부는 3일 이같은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개편해 비거주 주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대폭 인상하는 것이다. 오는 2029년에는 보유 공제는 완전히 사라지고 거주 공제(최대 80%)만 남게 된다. 다주택은 물론 1주택도 갭투자에 나설 유인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내년에는 양도세 체제를 기존대로 유지하고, 2028년에도 보유 공제를 일부 유지하는 등 사실상 2년 유예 기간을 뒀다. 그 기간 동안 매물을 유도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2028년부터 최대 공제한도가 설정되기 때문에 1주택자도 주택 가액이 높다면 기존보다 최대 4배 이상 양도세를 물게 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내년에는 현재와 같이 한도 없이 적용하고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에는 10억원의 공제한도를 적용한다”며 “양도차익이 큰 주택에 대한 공제 수준을 합리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시뮬레이션 결과 시세 차익이 클수록 양도세 부담이 늘게 된다. 10년 보유·2년 거주요건을 채운 잠실엘스 전용 84㎡ 보유자가 8억원에 주택을 사서 30억원에 팔았다면 내년까지는 양도세가 2억6993만원이다. 하지만 2028년 3억6650만원, 2029년 4억6383만원으로 양도세 부담이 급증한다.
종합부동산세도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니라 가액을 기준으로 통일한다. 다만 내년에는 일종의 ‘과도기’로 주택 수에 따라 세율에 차이를 둔다.
현행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6억원 이하는 0.5~0.7%로 종전과 같지만, 6~12억원은 1%에서 1.3%로 세율이 오른다. 그 이상의 구간은 3주택 이상의 경우 최대 5%까지 적용된다. 2029년부터는 1주택도 과표 94억원 초과시 5%로 통일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는 현재 60%지만 내년 70%로 상향 조정된다. 3주택자의 경우 2028년 80%까지 오른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기 전 관심이 쏠렸던 ‘초고가 주택’ 기준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1가구 1주택 실거주 기준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70%를 가정했을 경우 대략 공시가격 23억원, 시가 32억원 수준부터 종부세가 오르게 된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올해 보유세(종부세+재산세)가 2227만원이었는데 내년에는 3333만원으로 49.7% 증가한다. 실거주하지 않는다면 3888만원으로 74.6% 늘어난다.
종부세 부담 상한선도 조정된다. 지금은 전년도의 1.5배를 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이를 2배까지 높인다. 세율은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공제는 줄어드는데 세부담 상한선까지 올렸기 때문에 납세자 부담은 전체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 부담을 최대한 줄였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거주 여부에 상관없이 종부세 기본공제액이 12억원이다. 개편안은 거주의 경우 공시가격 14억원, 비거주는 9억원으로 차등을 뒀다. 실거주는 시가 약 20억원까지는 종부세가 과세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구 부총리는 “전국적으로 시가 20억원 미만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30억원까지는 오히려 종부세 부담이 줄어든다”며 “30~40억원은 현행보다 조금 오르다가 그 이상의 가격에는 세 부담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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