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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들의 부활…살아나는 LG그룹주

생건·유플러스가 몰고온 희망가

  • 문지민 기자
  • 입력 : 2026.08.14 15:07:44  
생건·유플러스가 몰고온 희망가

한동안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졌던 LG그룹주가 다시 기지개를 켠다.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처럼 장기간 부진했던 계열사가 2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발표하면서다. 여기에 LG전자·LG이노텍 등 그동안 그룹 실적을 견인해온 계열사도 성장세를 잇는다. 이에 주가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담은 TIGER LG그룹플러스 상장지수펀드(ETF)는 8월 1~12일 약 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2%가량 하락한 흐름과 대조적이다.

다만 LG그룹주 전체가 완전히 부활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LG디스플레이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회복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병목을 풀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LG화학은 2분기 깜짝 실적이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확인이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다양한 업종이 포진한 LG그룹 특성상 실적 반전이 확인된 계열사와 향후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 등 장기간 부진했던 계열사가 2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발표하며 LG그룹주가 반등하는 흐름이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매경DB)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 등 장기간 부진했던 계열사가 2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발표하며 LG그룹주가 반등하는 흐름이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매경DB)

LG생건·유플러스 ‘부활’

전자·이노텍 실적 눈높이 ‘쑥’

이번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가장 이목을 끈 반전 주인공은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 1조6574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7월 2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영업이익은 8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76억원으로 101% 늘었다. 오랜 기간 발목을 잡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다. 북미 지역 매출이 2058억원으로, 사상 처음 중국 매출(176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과 면세 사업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북미가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에 증권가 눈높이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LG생활건강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21% 상향 조정됐다.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교보·신한투자·유진투자·한국투자·한화투자·현대차·DB·KB·LS·NH투자 등이 일제히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제시하며, 8월 12일 종가(31만4500원) 대비 20% 이상 상승을 전망했다.

LG유플러스도 실적 반등이 뚜렷하다. 2분기 매출은 3조69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3445억원으로 같은 기간 13% 증가하며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5G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며 마케팅비와 인건비 부담이 줄어드는 투자 회수 사이클에 진입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에 따른 인력 효율화 효과에 이어 내년부터는 감가상각비까지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매출 고성장이 없어도 비용 감소만으로 이익 체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LG유플러스는 파주에 200㎿급 AIDC를 구축하고 있다.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당초 2030년까지 예정했던 후속 시설 구축 시점도 2028년으로 앞당길 계획이다.

강화된 주주환원도 눈길을 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중간배당을 주당 270원으로 전년보다 8% 높였다. 자사주 매입 규모도 지난해 800억원에서 올해 900억원으로 확대했다. 매입 주식은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목표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신영·DB증권 등이 상향 조정하며 8월 12일 기준 평균 2만139원에 형성됐다. 이날 종가 대비 34%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와 LG이노텍은 성장세를 잇는 중이다.

LG전자는 매출 23조8265억원, 영업이익 1조5791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구조조정 후 TV·가전 등 기존 사업 수익성이 회복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과 로봇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6158억원으로 5월 대비 20% 높아졌다.

LG이노텍 역시 호실적을 내놨다. 2분기 매출 5조5272억원, 영업이익 2458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각각 11%, 35% 웃돌았다. 최대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호조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기판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점도 눈길을 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LG이노텍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5월보다 24%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17배에서 12배까지 낮아지며 가격 매력이 커졌다.

사진설명

LG엔솔·화학·디플 신중론도

실적 개선 가능성 높은 종목 선별

단, 모든 LG그룹 계열사가 살아나는 분위기는 아니다. 여전히 신중론이 제기되는 계열사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LG화학·LG디스플레이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에 40%가량 못 미쳤다.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는 과정에서 배터리 패키징 협력사의 생산 병목이 발생해 출하가 지연된 영향이다. 다만 병목이 해소되면 실적 반등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ESS 수요는 견조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북미 생산라인 전환이 끝나고 가동률이 높아지면 고정비 부담이 줄며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은 깜짝 실적에도 보수적인 평가가 잇따른다. 2분기 영업이익 599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약 41% 웃돌았다.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4270억원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저가 원재료 투입 효과와 제품 스프레드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3분기에는 고가 원재료가 투입되며 반대 흐름이 전개될 우려가 제기된다. 중동 지역 공급 차질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마진 개선이 얼마나 이어지는지 지켜볼 대목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영업손실 1077억원을 기록했다. 중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영향을 줬다. 구조조정 이후 재무 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OLED 시장에서 중장기 성장성을 얼마나 보여줄지는 과제다.

다른 그룹주 대비 LG그룹주 특징은 뚜렷하다. 삼성·SK·현대차그룹처럼 특정 주력 업종이 그룹주 전반의 흐름을 지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삼성·SK그룹은 반도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업황에 그룹주 흐름이 좌우된다. 하지만 LG그룹은 가전·화장품·통신·배터리·디스플레이·화학 등 다양한 업종으로 무게 중심이 비교적 고르게 퍼져 있다는 분석이다. 즉, 1개 계열사가 부진해도 다른 계열사의 실적 호조로 상쇄되는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다만 반도체나 자동차 업종이 호황일 땐, 다른 그룹주 대비 실적과 주가 수익률이 비교적 낮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이익 성장률이 안정세에 접어드는 2028년에는 2차전지·전기전자에서 경쟁 우위를 보유한 LG그룹 계열사의 성장률이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LG그룹은 다른 그룹주 대비 업종이 다양하게 분포하기 때문에, 기업별 성장 동력과 리스크를 분석해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2028년 예상 EPS 성장률을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을 선호한다”며 “단,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가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73호(2026.08.19~08.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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