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사태로 美조야 불신 커져
표적수사하는 불공정國 낙인
대미 투자·관세협상도 난제
하반기가 관계정상화 분기점
정전 73주년 의미 되새길 때
표적수사하는 불공정國 낙인
대미 투자·관세협상도 난제
하반기가 관계정상화 분기점
정전 73주년 의미 되새길 때
공교롭게도 이달 초 미국 하원 법사위는 '경쟁 차단: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35페이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국 소유 기업 공격을 주도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 삼아 차별 대우하는 바람에 미국은 500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는 일방적 주장을 담고 있다.
지난 1월 백악관에서 당시 김민석 총리를 만난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쿠팡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리고 5개월가량 한미 안보협상이 답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에 따라 미국의 대북 위성사진 정보 공유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미국 정부를 향한 쿠팡의 전방위적 로비 탓이라고 두기에는 한미 갈등 국면이 심상치 않다.
지난주 강경화 주미대사의 일시 귀국을 계기로 한미 외교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강 대사와 더불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까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쿠팡 문제뿐만 아니라 3500억달러 대미투자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서 주미한국대사관은 미 하원에 쿠팡 관련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한국 정부 차원의 반박문까지 전달했다.
외교에서 지름길을 찾기 힘들지만 쉼표 역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메가프로젝트 투자, 부동산 규제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하더라도 한미 외교 현안을 뒷전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5500억달러 투자 중에 1~2차 사업으로 1090억달러 투자 계획을 이미 발표했지만 우리는 특별법 제정 등 절차를 이유로 대미투자가 늦어진 상태다. 설령 미국이 이란 전쟁과 11월 중간선거로 인해 다른 외교 사안에 집중하지 못하더라도 올해 하반기는 한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관세장벽을 더욱 높게 쌓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에 적용하던 10% 글로벌 관세가 만료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에 근거해 한국에도 12.5% 관세가 새롭게 부과된다. 여기에 '과잉 생산 관세'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는 기존 한미 무역합의에 따라 최대 15% 관세율을 넘지 않도록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대신에 이르면 다음달 대미 1호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한미 조선협력(마스가)도 속도를 낸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미 조선협력 행사에 참석해 "말만 하는 건 아무 의미 없다"며 "미국에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선박이 생산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압박을 이어갔다.
한미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이다. 그동안 한미는 주한미군 감축 논란부터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드 배치, 방위비 분담금까지 굵직한 이슈를 동맹 기조에서 차근차근 풀어왔다.
오늘(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73주년이다. 미국에서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이날 매년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기념공원에서 미군 전사자 3만6574명을 비롯해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는 기념식이 열린다. 이러한 한미 동맹 역사를 되새기면서 '쿠팡 리스크'로 촉발된 양국 불협화음도 대미 설득과 협력을 통해 봉합해 나가길 기대한다.
[강계만 정치부장]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