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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포럼] 반도체 성과급이 예고한 '미래 디스토피아'

AI 생산성 혁명 과실은
대기업 정규직이 독식하고
일자리 대체 위험은
청년에 전가될 미래 경고
김인수 논설위원
김인수 논설위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규직들이 받는 수억 원대 성과급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우울한 미래, 즉 디스토피아를 예고한다면 억측일까. AI발 생산성 향상의 과실은 대기업 정규직이 챙기고, 일자리 대체의 위험은 비정규직과 청년에게 떠넘기는 미래 말이다.

대기업 정규직은 이미 우리 사회의 권력자가 됐다. 노조를 앞세운 집단적 권력의 힘 앞에 기업은 무력했다. 삼성전자는 파업 위협 앞에 꼬리를 내렸다. 정규직은 그 힘으로 거액의 성과급을 얻어냈다. AI 생산성 혁명이 본격화돼 과실이 눈에 보이면 그 행태가 달라질까. 메모리 호황에서 챙긴 거액의 성과급은 그 전조가 아닐까.

역사가 바로 그 증거다. 경제학자 대런 애쓰모글루는 책 '권력과 진보'에서 생산성 향상의 이익을 기득권이 독식할 수 있음을 보였다. 한국에서 누가 기득권인가. 대기업 정규직도 그중 하나다.

흔히 중세를 '암흑시대'라 부르지만 생산성만 보면 그렇지 않다. 수차·풍차의 발달로 단위면적당 산출이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농민의 영양 상태는 나빠졌고, 소비는 간신히 생존할 수 있는 수준에 그쳤다. 교회와 영주가 이득을 독식한 탓이다. 산업혁명 초기도 다르지 않았다. 방적기로 시간당 산출이 400배 늘었지만 저숙련 노동자의 소비 여력은 100년 전과 같았다. 노동시간만 연 2760시간에서 3366시간으로 늘었다. 이득은 지배계층이 가져갔다.

이를 근거로 애쓰모글루는 "기술 진보의 이득을 공유하는 번영은 이득을 분배하는 방식이 지배층의 협소한 이익에만 복무했던 제도적 배열에서 멀어졌을 때에만 생겨난다"고 했다.

지금 한국에서 생산성 증가의 이득을 분배하는 방식이 기득권, 그중에서도 대기업 정규직의 이익에 복무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애쓰모글루는 생산성 향상의 과실에서 노동자의 소외를 걱정했지만, 한국 대기업 정규직의 기득권을 알면 이들만은 예외로 인정할 듯싶다. 대기업 정규직은 나머지 근로자보다 임금은 1.73배, 근속연수는 2.14배다. 노조로 똘똘 뭉쳐 기득권을 지킨다.

이들이 AI로 생산성이 증가할 경우, 그 이득을 비정규직과 나눌 것인가. 역사는 그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권력을 쥔 자는 그 이득을 정당한 자기 몫으로 합리화한다. 힘들게 공부해 정규직이 됐으니, 고임금과 고복지는 당연하다는 논리는 지겹게 들었다. AI의 과실도 자기 것이라면서 일자리 대체 위험은 노조를 통해 막을 것이다. 결국 비정규직 일자리부터 AI로 대체되고 청년 채용은 줄 것이다.

애쓰모글루는 "오늘날 사람들이 조상보다 생활 수준이 높은 이유는 지배층에 도전해 기술 발전의 이득이 더 평등하게 공유되는 방식을 강제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도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청년과 비정규직이 이득을 공유하는 방식을 강제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기업 정규직의 기득권을 깨야 한다. 반도체 기업에서 세금을 걷어 청년·비정규직에 푸는 정책은 해법이 못 된다. 왜 그들을 정부에 의존하는 존재로 만드는가. 그들이 정당한 몫을 얻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성과와 직무를 기준으로 임금을 받는 체계는 기본이다.

지금의 메모리 호황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것이다. 천문학적 이득이 나는 분야에서는 더 많은 생산과 혁신이 촉발되는 법이다. 중국이 메모리를 더 생산할 것이고, 미국은 메모리를 훨씬 덜 쓰는 칩을 개발할 것이다. 한국 기업이 지속적 투자로 먼저 그런 혁신을 해내야 생존이 가능하다. 특정 기득권이 이득을 독과점해 투자 여력이 축소되고 불공정한 시스템이 계속 유지된다면 AI발 생산성 증가의 수혜는 미국·중국으로 쏠리고, 한국은 작은 이득마저 대기업 정규직이 가져가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것이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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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정규직들이 받는 성과급이 AI 시대의 불평등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대기업 정규직이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독식하고 비정규직과 청년에게 일자리 대체 위험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며, 역사적으로 권력을 쥔 자가 이득을 정당화해온 사례가 많다.

이에 따라 대기업 정규직의 기득권을 깨고 청년과 비정규직이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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