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 위에 선 정치의 그림자
삼권분립의 선이 흔들린다
사법독립은 민주주의 보루
여당은 국회 권력 자제해야
삼권분립의 선이 흔들린다
사법독립은 민주주의 보루
여당은 국회 권력 자제해야
물론 여당 의원들이 내려다본 의자와 테이블은 대법관의 평소 업무 공간이 아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대법관의 본질적 업무, 즉 판결을 선고하는 자리다. 헌법이 보장한 '재판의 독립'이 실현되는 공간이다. 그런데 그 공간을 여당 의원들이 점유했다. 대법관석 뒤에 서서 그 자리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대법관의 재판을 감시할 권한이라도 가진 듯이.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 공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법원행정처장의 제안에 따라, 안내받고 갔다"고 해명했다. 물론 이게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진은 종종 등장인물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진실'을 드러내곤 한다. 그 사진은 그 전날과 당일 진행된 '대법원 국정감사' 와중에 촬영된 것이다. 당연히 그 맥락 속에서 읽힐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장에서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직선거법 판결이 잘못됐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법원 판결마저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하급심 판결은 더할 것이다. 이는 민주당에 불리한 판결을 하면 하급심 판사 역시 핍박받을 것이라는 신호다. 대법원 법대에 오른 여당 의원들을 촬영한 사진은 그들에게 그럴 힘과 의지가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모든 선진국이 입법·행정·사법의 삼권분립 제도를 채택한 것은, 권력이 인간의 마음을 타락시킨다는 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권력을 쥐면 인간은 위선적이 되고, 남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 자신은 옳고 선하다고 믿고, 상대는 틀렸고 악하다고 단정한다. 권력이 한쪽에 집중되면 그 권력은 타락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헌법은 권력을 세 등분해 나누고, 서로 '견제'하며 '자제'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럴 의지가 약해 보인다. 명분은 '내란(윤석열 계엄) 청산'이다. 민주당은 이미 이 대통령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내란'으로 규정한 바 있다. 청산 대상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이 '계엄'을 거부한 것은 헌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민주당 주장대로 청산이 필요하다면, 그 또한 헌법을 지키며 해야 한다. 행정·입법권을 장악하고, 마지막 남은 사법부까지 손에 넣으려는 시도는 삼권분립의 붕괴로 이어진다.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면서 민주주의가 후퇴할까 두렵다. 이는 여당 의원들의 인성이 나빠서가 아니다. 그것이 권력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국민의 대표라는 점을 명분으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대통령 관련 판결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실상 당사자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일 때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고, 그의 대선 승리로 권력을 함께 잡았다. 그런 당사자가 대법원을 압박해도 되는가. 더욱이 재판은 속성상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일도양단으로 옳고 그름이 확실하다면 재판은 필요 없다. 옳고 그름이 헷갈리기에 재판을 하는 것이다. 헌법은 그런 경우 법적 판단을 법관에게 맡겼고, 국민은 그 판결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했다. 여당도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민주당은 부디 자제해달라.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달라.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란 청산'도 헌법 정신에 따라 국회 권력을 자제하며 해야 한다. 그래야 의미가 있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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