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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남일 아닙니다…포트폴리오 보기만해도 투자공부 [MK Biz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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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카파페 스페인 IE대학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
하비에르 카파페 스페인 IE대학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 [본인제공]
하비에르 카파페 스페인 IE대학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 [본인제공]

지난달 31일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한국판 국부펀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국부펀드는 정부가 외환보유액 등의 자산 운용을 위해 설립한 투자펀드를 뜻한다. 싱가포르 ‘테마섹,’ 노르웨이 정부연기금 글로벌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국부펀드의 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한국투자공사(KIC)가 설립됐다.

최근 발표된 ‘한국판 국부펀드’는 KIC가 운용하는 기존 국부펀드에 별도의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출범한다. 기존 KIC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서 위탁받은 외화를 운용해왔다. 2025년 말 기준 2320억 달러(약 328조 605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누적 운용 수익은 약 1224억 달러(약 173조 4160억 원)이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78.1%는 글로벌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에, 나머지는 글로벌 사모주식,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헤지펀드 등 대체 자산에 투자 중이다.

KIC 투자 포트폴리오와는 달리 ‘한국판 국부펀드’는 국내 전략사업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부 보유 공공기관 주식 16조 원 이상과 상속·증여세 물납 주식 약 4조 원이 초기 자본금으로 마련되며 투자 대상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전략산업과 인프라, 경제안보와 관련된 해외 공급망 기업이다.

통상적으로 국부펀드는 각국의 외환보유액 운용, 재정 안정화, 경제 개발, 장기 저축 등을 목적으로 하는데 국부펀드가 개인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매경플러스는 스페인 IE 대학의 리서치 기관인 ‘변화 거버넌스 센터(IE Center for the Governance of Change)’에서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를 맡은 하비에르 카파페(Javier Capape)와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국부펀드 리서치 네트워크 그룹 ‘소버린넷(SovereigNet)’ 객원 연구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109개국 국부펀드 운용자산 총액, 세계 2위 경제국 연간 총생산 수준
[김형규 디자이너]
[김형규 디자이너]

카파페 디렉터가 국부펀드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당시 석사과정생이던 그는 비교적 새로운 유형의 글로벌 금융 주제였던 국부펀드에 관해 연구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이전에 국부펀드 형태로 투자가 이뤄지긴 했지만 ‘국부펀드’라는 단어는 영국 금융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로자노브가 고안해 2005년에 새롭게 등장한 단어다. 로자노브는 세계 중앙은행 연구·정책을 다루는 전문지 ‘중앙은행 저널(Central Banking Journal)에 ‘국부는 누가 소유하는가(Who holds the wealth of nations?)’라는 제목으로 기고하며 국부펀드 개념을 알렸다.

카파페 디렉터가 국부펀드를 연구하기 시작한 2008년은 바클레이스, UBS, 씨티그룹, 메릴 린치 등 글로벌 금융위기로 심각하게 약화된 서양권 금융 기업들에 다수 국부펀드들이 자본을 급하게 투입했던 때였다. 이렇게 시작한 카파페 디렉터의 국부펀드에 대한 연구가 18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다.

2015년부터 IE대학의 ‘거버넌스 센터’에서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를 담당하는 카파페는 2016년부터 매년 스페인 무역투자진흥청(ICEX)과 협업해 국부펀드 리포트를 작성해왔다. ‘2026 국부펀드 리포트’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진행된 세계 109개 국부펀드들의 직접 투자거래(민간기업 대상)를 분석한 보고서다. 분석된 총 투자건수는 391건이며 투자규모의 총합은 4040억 달러(약 575조 원)이다.

매경플러스 인터뷰에서 카파페 디렉터는 “‘2026 국부펀드 리포트’를 위해 분석한 결과 109개 국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를 합하면 총 15조1000억 달러(약 2경1530조 원)였다. 이는 세계 2위 경제대국(중국 명목 GDP 20조 8500억달러)과 3위(독일 5조4500억달러) 경제 대국의 연간 총생산 규모 사이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부펀드는 세계 자본의 큰 공급자이지만 동시에 여전히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존재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국부펀드는 새로운 기업 리더를 검증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기관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하며 국부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개인 투자자에게 간접적 투자 지침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국부펀드 투자처는 철저한 실사를 거친 곳…개인 투자자에게 투자 신뢰 높여
하비에르 카파페 스페인 IE대학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 [본인제공]
하비에르 카파페 스페인 IE대학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 [본인제공]

-국부펀드는 ‘B2B’ 투자와도 같다. 국부펀드 투자가 개인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국부펀드 투자의 영향력은 대부분 간접적이다. A국부펀드가 B기업에 투자한다면, 해당 기업의 신뢰도를 높인다. 투자를 위해 철저한 실사를 거쳤다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국부펀드가 특정한 기업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공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덧붙여 많은 경우 국부펀드 투자는 개인 투자자가 접근할 수 없는 사모시장에 이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부펀드 투자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연구조사에 따르면 10억 달러(약 1조 4260억 원) 이상 규모의 투자 건 72개 중 35개 건수에서 국부펀드는 단순 투자가 아닌, 스폰서(후원자)로 나섰다.

-국부펀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것이 오로지 개인 판단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특정한 기업에 국부펀드가 투자한 사실은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투자자 스스로의 투자정보 분석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 국부펀드는 전문적인 팀, 장기 투자 관점,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기업 정보를 누린다. 또 투자 목표와 변동성 감수 능력이 개인 투자자와는 다르다.

국부펀드의 벤처 투자 1171건을 분석한 결과, 벤처 회사가 유니콘 기업(거대 신생기업)이 되기 전 국부펀드 투자를 받은 경우는 3%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벤처 회사가 유니콘 기업이 되고 성공이 이미 대중에 알려진 후에야 국부펀드 투자가 이뤄졌다.

요약하자면, 국부펀드는 유망 기업을 발굴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보다 먼저 유망 기업을 예측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기업 리더를 검증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미국-이란 전쟁 등 현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국부펀드 역할에 변화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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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의 회의에서 ‘한국판 국부펀드 도입방안’을 발표하며, KIC에 별도의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는 16조 원 이상의 공공기관 주식과 4조 원의 상속·증여세 물납 주식을 초기 자본으로 삼아 AI 및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카파페 디렉터는 국부펀드가 개인 투자자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전문팀의 투자 결정에 따라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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