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고를 주된 재원으로 조성하는 국부펀드의 운용을 놓고 투자 대상으로 전락한 선진국과 운용주체로 부상한 신흥시장 국가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국부펀드란 정부가 외환보유액과 별도로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운용하는 대외투자용 펀드로 올 상반기 30개국이 2조~3조달러(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가량)를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부펀드가 성장한 배경을 보면 싱가포르, 캐나다, 노르웨이처럼 수십년 동안 치밀한 계획 아래 시행착오를 거쳐 발전한 경우도 있지만 최근 석유, 천연가스 등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돈 벼락을 맞은 중동이나 러시아처럼 신흥국가에서 급증하는 외환보유액을 주체 못해 급히 설립한 경우도 많다.
이들 신흥시장 국가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국채 등 달러 안전자산으로 자산이 지나치게 편중돼 달러 가격 급락 시 올 수 있는 경제적 손실을 피하고자 함도 있지만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선진국의 주요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겠다.
■ 신흥시장, 영향력 확대 의도 엿보여 ■
둘째, 외환시장 입장에서 보면 미국 유가증권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기타 통화의 강세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험에서 봤듯이 이들 국부펀드들이 모두 자체 운용사를 설립하려고 시도하겠지만 운용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므로 대부분 자산은 외부 전문가들에게 위탁 운용될 것이다. 특히 국부펀드의 자산운용에 관한 국제적 행동규범을 제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반발에서 보듯이 신흥시장 국가 대부분은 투자대상회사의 경영권에 관심이 없고 굳이 선진국의 금융보호주의를 자극할 필요가 없기에 위탁운용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 경우 1조5000억~3조달러의 자산이 시차를 두고 자산운용업계로 위탁될 것이고 운용수수료만 연 40억~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리서치부문 대표]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28호(07.10.31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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