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까지 관측 적기이지만
전국 곳곳 흐리거나 비올 듯
유럽의 하늘이 낮에는 어둠에 잠기고, 밤에는 별똥별로 수놓였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개기일식과 여름철 대표 천문현상인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하루 사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유럽 곳곳에서 수백만 명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태양이 검게 가려지는 순간과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의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12일(현지시간) 유럽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개기일식의 경로는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거쳐 스페인까지 이어졌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100여 년 만에 관측되는 개기일식이어서 주요 도시와 해안, 전망대 등에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스페인 정부는 전국에 약 350개의 공식 관측 장소를 마련했고, 안전 관리를 위해 3만 3000명 이상의 경찰 등 인력을 배치했다. 일부 주요 관측 지역에서는 호텔 객실이 동날 정도로 관광객이 몰렸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자 한낮의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태양의 밝은 표면인 광구가 가려지면서 평소에는 보기 힘든 태양의 바깥 대기 ‘코로나’도 모습을 드러냈다. 유럽 본토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밤에는 매년 8월 초중순에 찾아오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하늘을 수놓았다.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현지시간으로 12~13일 밤 절정을 맞았다. 시간당 유성수(ZHR)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약 100개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관측 조건까지 좋았다. 달빛이 거의 없어 밤하늘이 어둡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은 한 달 중 가장 얇은 초승달이 뜨는 날이라, 밤하늘만 따지면 유성우를 잘 볼 수 있는 날이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다음날 새벽까지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다. 올해 한국에서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시간은 13일 정오다. 한낮이어서 유성우를 볼 수는 없고, 극대시간 전날 밤과 당일 밤이 가장 관측하기 좋다.
전날 밤에는 한국에서도 유성우를 관측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주변이 탁 트인 공원 등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유성우를 기다렸다.
국립과천과학관과 서대문과학관 등은 유성우가 떨어지는 밤하늘을 유튜브에서 생중계했다. 전날 국립과천과학관의 생중계 영상 조회수는 13일 오후 기준 약 57만 회를 넘는다.
밤하늘 생중계는 이날 밤에도 이어지지만, 전국 대부분이 흐리거나 비가 올 예정이라 생생한 유성우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부 날씨가 양호한 곳에서 구름 사이로 유성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모혜성인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나가면서 남긴 흔적에 지구가 가까이 가면서 관측되는 천문 현상이다. 스위프트-터틀 혜성은 133년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돌고, 가장 최근에는 1992년 지구 궤도 부근을 지나갔다.
혜성이 지나간 나리에는 먼지, 작은 암석, 얼음 입자들이 남아있다. 그 흔적에 지구가 다가가면, 입자들은 약 초속 59km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다. 입자가 작기 때문에 전부 대기권에서 소멸한다.
혜성의 흔적은 지구 궤도 상에서 항상 일정한 위치를 유지한다. 한국에서 매년 8월 12~13일 무렵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볼 수 있는 이유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