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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데이터센터 다 밉다”…미국인들이 분노한 까닭 [홍키자의 美쿡]

홍키자의 美쿡
2024년 미국 워싱턴 노스웨스트 개리슨 초등학교에 세워졌던 링컨 밀랍상이 폭염으로 녹아내렸다. 매년 폭염의 양상은 심화하는 모습.
2024년 미국 워싱턴 노스웨스트 개리슨 초등학교에 세워졌던 링컨 밀랍상이 폭염으로 녹아내렸다. 매년 폭염의 양상은 심화하는 모습.

55세 미국인 존 스타인바크 씨는 버지니아주 머내서스에서 40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집도 오래됐고, 생활 방식도 크게 바뀐 게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 전기료 청구서를 열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무려 281달러(약 42만1500원). 평소 내던 100달러(약 15만 원)의 세 배였습니다. 스타인바크 씨는 “이런 청구서는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경악을 금치 못했죠.

스타인바크가 사는 머내서스는 버지니아 북부 AI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 바로 옆입니다. 전기료가 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전력망 전문가들은 이것도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한다. [김형규 디자이너]
전력망 전문가들은 이것도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한다. [김형규 디자이너]

지금 미국에서 전기료가 오르는 가장 큰 구조적 원인은 AI 데이터센터입니다. 우리가 챗GPT와 제미나이에 질문을 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영상을 요약할 때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데이터센터의 서버가 돌아갑니다.

내가 AI를 쓰든 안 쓰든 상관없습니다. 결국 AI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돌리는 전기의 비용이 모든 가정의 청구서에 분산됩니다.

AI는 스페인 한 나라 만큼의 전기를 먹는다

미국 가정의 월평균 전기료는 2022년 129달러(약 19만3500원)에서 현재 163달러(약 24만4500원)로 5년 만에 26%(Electric Choice, 8월 기준) 올랐습니다.

킬로와트시당 요금은 18.83센트로 1년 전보다 7.4% 상승했고, 2020년 대비 누적 상승률은 37%입니다.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2.4%로 안정됐다는 지표와 달리, 전기료는 그 세 배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저소득 가구는 소득의 15% 이상을 전기료로 쓰고 있습니다.

전기료 인상의 원인은 세 가지입니다. 노후 전력망 유지보수 비용, 천연가스 가격 상승, 그 리고 가장 빠르게 커지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입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365일 꺼지지 않습니다. 서버가 열을 내뿜으면 냉각 시스템이 돌아가고, 냉각만으로 전체 에너지 소비의 40%를 씁니다. 폭염이 오면 이 비율이 더 올라갑니다. 모두가 에어컨을 최대로 돌리는 바로 그 순간, 데이터센터도 평소보다 더 많은 전기를 요구합니다.

1분기 블룸 에너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 수요는 2025년 80기가와트에서 2028년 150기가와트로 3년 안에 두 배가 됩니다.

2025년 여름 스페인 무르시아의 한 거리에 설치된 온도계가 섭씨 48도를 기록하고 있다.
2025년 여름 스페인 무르시아의 한 거리에 설치된 온도계가 섭씨 48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스페인 한 나라의 에너지 소비를 3년 안에 추가하는 것과 같은 규모입니다. 미국 에너지부 추산으로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4%에서 2028년 최대 12%까지 올라갑니다.

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전력망을 증설해야 하죠. 문제는 비용 구조입니다.

PJM 전력망은 미국 13개 주에 걸쳐 67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전국 최대 전력망으로,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인 버지니아 북부를 포함합니다. 이 망의 도매 전력 용량 가격이 2025~2026년 인도 기준 174% 폭등했습니다.

볼티모어 주민들은 월 청구서가 17달러(약 2만 5,500원) 이상 뛰었고, 올 중반기부터 추가로 4달러(약 6,000원)가 더 올랐습니다.

골드만삭스는 AI 인프라 확충으로 내년까지 전기료가 6%, 2028년까지 추가로 3%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PJM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향후 3년간 소비자 전기료가 63억 달러(약 9조 4,500억 원)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원래 데이터센터는 전기료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전력 연구소 EPRI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설비 용량이 두 배 늘 때마다 전기료가 3.5% 내려가는 구조였습니다.

대규모 안정 수요가 전력망 효율을 높여줬기 때문입니다. AI 이전까지의 얘기입니다.

지금은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을 압도해 그 공식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전기료를 낮춰주던 시대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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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5세 거주자 존 스타인바크 씨는 전기료 청구서가 281달러로 급증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이는 AI 데이터센터의 증가하는 전력 수요와 관련이 있다.

2022년 평균 전기료가 129달러에서 현재 163달러로 상승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5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의 발전으로 인해 데이터센터가 전기료를 낮추는 효과가 과거에 비해 사라졌고, 이로 인해 가정의 전기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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