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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의 스위트 스폿] 맨땅의 헤딩이 만들어낸 기적

임정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임정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한국 여자야구가 이보다 더 주목받은 적이 있을까. 72년 만에 부활한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에서 3명의 한국 선수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뉴욕 하이츠의 투수 김라경은 역사적인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내야수 박주아와 포수 김현아는 각각 샌프란시스코 파이어벨스, 보스턴 헌터스에서 중심 타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여자야구 불모지인 한국에서 3명의 WPBL 리거가 탄생한 만큼 야구 팬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WPBL이 지난해 3월 드래프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한국 선수들의 지명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한국에는 여자야구 선수가 활약할 수 있는 프로·실업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라경과 박주아, 김현아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600여 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이들이 프로·실업팀은커녕 훈련할 장소가 없는 한국에서 프로 선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WPBL 개막에 앞서 인터뷰를 했던 세 선수는 1시간 훈련하기 위해 적게는 3시간에서 많게는 6시간 넘게 이동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했다.

불투명한 미래와도 싸웠다. 대한체육회 야구 종목 등록 선수를 보면 여자야구 선수들의 열악한 현실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올해 등록된 학생 선수 1만5196명 중 여자 선수는 89명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등록 선수가 0명인 대학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대학팀조차 없다는 현실에 많은 선수가 야구를 그만두고 있다. 그럼에도 김라경과 박주아, 김현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한 세 선수는 야구를 하기 위한 경비가 필요할 땐 물류센터, 치킨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또 경기를 치르거나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전국 어디든 찾아갔다.

좋지 않은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한 이들은 맨땅에 헤딩을 이어 갔다. 노력의 결과는 달콤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한 세 선수는 마침내 프로 선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WPBL 한국인 3인방은 환경이 꿈의 크기를 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했다.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로 자리 잡은 여자골프와 여자배구도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다. 박세리와 같은 선구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후 투자가 이어졌고 또 다른 선수들이 성장하고 경쟁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세 선수의 활약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여자야구의 환경이 달라져야 한다. 가장 먼저 학생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훈련장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 프로·실업팀이 창설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는 기반까지 갖춰지면 한국 여자야구의 전성기가 찾아올 수 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을 꾸준히 정비하고 미래를 함께 그려 갈 후원사를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여자야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체육계가 힘을 모아 여자야구의 부흥을 이끌어야 할 때다.

[임정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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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만에 부활한 미국 여자프로야구리그(WPBL)에서 3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라경, 박주아, 김현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프로 선수가 되며 여자야구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들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국 여자야구의 기반이 마련되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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