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프로·실업팀은커녕 훈련할 장소가 없는 한국에서 프로 선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WPBL 개막에 앞서 인터뷰를 했던 세 선수는 1시간 훈련하기 위해 적게는 3시간에서 많게는 6시간 넘게 이동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했다.
불투명한 미래와도 싸웠다. 대한체육회 야구 종목 등록 선수를 보면 여자야구 선수들의 열악한 현실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올해 등록된 학생 선수 1만5196명 중 여자 선수는 89명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등록 선수가 0명인 대학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대학팀조차 없다는 현실에 많은 선수가 야구를 그만두고 있다. 그럼에도 김라경과 박주아, 김현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한 세 선수는 야구를 하기 위한 경비가 필요할 땐 물류센터, 치킨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또 경기를 치르거나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전국 어디든 찾아갔다.
좋지 않은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한 이들은 맨땅에 헤딩을 이어 갔다. 노력의 결과는 달콤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한 세 선수는 마침내 프로 선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WPBL 한국인 3인방은 환경이 꿈의 크기를 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했다.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로 자리 잡은 여자골프와 여자배구도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다. 박세리와 같은 선구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후 투자가 이어졌고 또 다른 선수들이 성장하고 경쟁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세 선수의 활약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여자야구의 환경이 달라져야 한다. 가장 먼저 학생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훈련장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 프로·실업팀이 창설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는 기반까지 갖춰지면 한국 여자야구의 전성기가 찾아올 수 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을 꾸준히 정비하고 미래를 함께 그려 갈 후원사를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여자야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체육계가 힘을 모아 여자야구의 부흥을 이끌어야 할 때다.
[임정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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