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쏠린 돈 증시로 돌려
집값 누르는 전략 나름 적중
미국이 그 성공모델 보여줘
전제는 미국형 우상향 증시
집값 누르는 전략 나름 적중
미국이 그 성공모델 보여줘
전제는 미국형 우상향 증시
마이크 버드가 쓴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에 따르면 주요 국가 대부분이 집값 앙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같은 '슈퍼스타급' 도시의 집값이 유독 뛰었다. 가구 자산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중 미국의 형편이 그나마 낫다.
첫째, 미국은 지역 쏠림이 덜하다. 인구 1000만명대 권역은 뉴욕과 LA 정도인데 두 곳을 합쳐도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 안 된다(한국은 수도권에 절반, 캐나다는 4분의 1이 토론토와 몬트리올에 산다). 권역별로 잘나가는 도시들이 있어 산업, 인구와 함께 부동산 가격도 분산된다. 부동산이 안정되려면 역시 지역균형 발전이 중요하다.
둘째, 미국 가구 자산에서 주택이 점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28%로 일본(37%), 영국(46%), 호주(61%) 등보다 유의미하게 작다. 한국은 적게는 60%, 많게는 80%까지 나온다. 주택버블이 부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미국은 35%를 넘지 않았다. 미국이 한국 같았다면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왜 주택 비중이 작은가. 집보다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2024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3% 수익률을 기록해 부동산 가치 상승을 크게 앞섰다. 혁신기업이 있어서 가능했다. 같은 기간 나머지 선진 주식시장 수익률은 연평균 5% 미만으로 부동산보다 못했다.
미국은 우리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미국 같은 땅이 없고 몇 년 안에 지방 도시를 수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도 어렵다. 그러나 자산에서 주택 비중을 줄이고 금융 비중을 키우는 것은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오는 정책이다. 집을 지어서 집값을 잡는 것이 아니라 집의 상대 수익률을 떨어뜨려 잡는 전략. 그 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 테니 동시에 증시 대책이자 국민 노후대책이다.
이 대통령은 이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또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강남 3구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데는 주택담보대출 제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보유세 강화 시사 등 주택의 기대수익률을 낮춘 영향이 작용했다. 이런 처방은 전에도 있었다. 달라진 것은 증시다. 코스피 질주가 부동산에 맞춰졌던 돈의 내비게이션을 재설정했다. 아직 집 팔아서 주식 사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유동성의 제1 목적지는 증시가 됐다.
집값은 잡고, 기업가치는 높아지니 참 끝내준다. 그러나…. 지금 코스피와 주택 수익률 역전은 8~9할이 반도체 경기 덕분이다. 이 사이클이 끝난 뒤에도 역전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려면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혁신기업이 나와줘야 한다. 실은 이게 전부고 나머지는 운이다. 그게 안 되면 코스피는 파리가 날고 사람들은 다시 '뭐니 해도 부동산'을 말하게 된다. 3년 후 이 대통령 지지율은 여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노원명 논설위원]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