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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거제서 美군함 건조 가능 … HD현대, 美조선소 인수 속도낼듯

트럼프 '조선업 재건' 행정각서 발표 영향
유럽·日 신규투자 여력 없어
사실상 韓조선 독무대 전망
'충남급 호위함' 첫 타자 거론
'자국 건조' 원칙 깬 트럼프
미국 조선업 재건 노림수
美의회 승인 여부 최대변수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안보 대통령각서로 국내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조건을 갖춘 외국 조선업체는 미군 함정을 모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게 되면서 필리조선소를 보유한 한화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각서에 따르면 외국 조선업체가 미군 함정 건조에 참여하려면 미국 내 새 조선소를 짓거나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모기업 조선소의 건조 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며, 미국 내 공급망까지 구축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면 초기 2척까지는 해외 모기업 조선소에서 지어 인도할 수 있고 이후 물량은 모두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 대상은 대잠전과 수상전, 선단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수상전투함과 해상통합화물보급 유조선(콘솔탱커), 로로선(차량 등 화물 운송선) 등 최대 3개 선종이다. 국방부 장관은 각서 발효 후 90일 안에 선박 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 한국이 유일하게 조건 충족

이번 각서 조건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충족한 곳은 한화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각각 40%, 60%로 총 1억달러를 투자해 2024년 말 인수한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가 그 발판이다. 여기에 한화는 이번주 호주 오스탈의 미국 사업을 최대 12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까지 내놓으며 미국 내 두 번째 거점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유럽이나 일본까지 범위를 넓혀도 당장은 한화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본다. 유럽 조선업은 규모가 줄어든 지 오래돼 미국에 신규 투자할 여력이 크지 않고, 일본 역시 자위대 물량을 소화하기도 벅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2척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해 미국으로 보내고 이후 물량은 필리조선소에서 짓는 그림이 유력하다. 건조 후보로는 한국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인 충남급(울산급 배치-Ⅲ·3600t급)이 거론된다. 미국이 국내 조선사에 전투함 관련 시장조사(RFI)를 보내는 과정에서 충남급이 대상으로 언급된 바 있어서다.



◆ 미 조선소 투자 압박 포석도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와 협력하고 있지만, 각서가 요구하는 조선소 소유권·지분 요건은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HD현대가 미국 내 조선소 인수와 지분 투자를 이전부터 검토해온 만큼 이번 각서를 계기로 관련 움직임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한화를 제외한 국내외 다른 조선업체들에 미국 투자를 서두르라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사에 본국 건조를 승인한 것은 미국 조선산업 역량을 복원하고 긴급한 국가안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파격적 조치다. 특히 전투함뿐 아니라 콘솔탱커와 로로선까지 해외 건조의 길을 열어주며 무역협정에서 약속된 투자금을 활용할 것을 지시했는데, 이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군의 모든 함정은 번스·톨레프슨 수정법에 따라 해외 건조가 원칙적으로 금지돼왔다. 상선의 경우에도 미국 내 연안 운송에 투입되는 선박은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존스법이 존재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조선업 복원과 우방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거듭 강조해왔지만, 해당 지역과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 법을 개정하거나 우회로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건조를 허용한 것은 해군 전력 증강과 미국 조선업 쇠락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 의회 동의 여부에 '촉각'

이번 조치는 지난해 미국과 핀란드가 쇄빙선 건조에 도입한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미국 해군 함정과 지원선으로 확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명한 각서에서 최대 4척의 북극보안선(ASC)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한 바 있다. 미국 조선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단기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명분이었다.

다만 의회라는 문턱이 남아 있다. 하원은 지난달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전투전력함 조달에 국방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은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 상원 역시 전투함의 해외 건조에는 선을 그으며 지원함에 대해서만 길을 열어뒀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예산권을 쥔 쪽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나온 미국 행정부 조치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행정조치"라고 평가했다.

[박승주 기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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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안보 대통령각서로 국내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며 한화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 조선업체가 미군 함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조선소 소유권 및 기타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초기 건조는 한화오션의 거제조선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내 조선업체들이 외국 조선소 투자를 서두르라는 유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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