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하려는 밸류업 제도는 여러 해를 거쳐 정착됐다. 법적 기반은 거의 다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사의 충실의무, 집중투표제, 자사주 소각 등의 진일보한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은 어느 때보다 높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매물을 힘겹게 받아낸 개인들이 높아진 변동성에 지친 것도 이유겠지만, 결국 '소수주주가 기업의 성장과 이윤을 제대로 공유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은 소수주주가 지배주주들에 밀려 기업의 이익에서 제 몫을 요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주총에서 지배주주를 제약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은 마련됐지만, 소수주주들은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자기 몫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다.
법적 기반만 있으면 주주 환원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초과 이윤에 대해 사회적으로 공유하자는 논의는 계속 나오고 있다.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인 카지노도 초과 이윤을 환수하기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 상한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노조의 'N% 성과급'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윤을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감사페스티벌도 진행했다.
밸류업 법적 요건이야 갖춰져도 현실에선 주주 환원보다는 직원 환원, 지역 환원, 정부 환원, 고객 환원이 먼저 이뤄지고 있으니 소수주주들은 과연 주주들이 기업의 이윤에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이 드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 체급만큼이나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주주가 상장사들에 요구하는 이윤이나 주주 환원 수준은 상방이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은 사회 몫으로 돌려달라고 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김제림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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