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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구출작전 백약이 무효…아베의 유령이 내린 저주 [백석현의 환율노트]

국가부채와 물가안정…일본경제의 근본 모순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가며 지난달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내려가며 지난달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의 금리가 오르면 그 국가의 통화는 강해집니다.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국채 금리는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엔화는 여전히 약세입니다. 막대한 외환 개입의 효과도 순간에 그쳤습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로부터 이 역설에 대한 설명과 전망을 들어봅니다.

일본 국채금리 수십 년 만에 최고지만 엔화는 약세

일본 금리가 오르는데, 어찌 된 일인지 엔화가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통화 가치도 상승한다는 상식에 반하는 일이죠. 이 역설을 이해하려면 지금 일본의 금리 상승이 과연 ‘좋은 금리 상승’인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경제가 좋아져 금리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기업의 투자가 늘고 임금과 소비가 증가하면서 물가가 적당히 오르면 중앙은행도 낮았던 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이런 금리 상승은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좋은 금리 상승’에 가깝습니다.

일본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물가와 임금이 오르면서 일본은행은 2024년 3월에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 통제(YCC, yield curve control) 정책을 끝내고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본 국채금리 상승은 엔화 강세로 연결되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금리가 오르는 이유에 일본 경제의 회복뿐 아니라 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가 섞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본의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훌쩍 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자도 결국 늘어납니다. 기존에 발행한 저금리 국채가 만기를 맞아 더 높은 금리의 국채로 교체될수록 부담은 커집니다.

여기서 일본은행이 딜레마에 처합니다. 물가를 잡고 엔화 약세를 막으려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금리를 계속 올리면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집니다. 반대로 국채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일본은행이 다시 국채 매입을 확대하면, 일본은행이 결국 정부의 재정 부담 때문에 통화정책을 충분히 긴축할 수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

이것이 현재 엔화 약세의 배경인 ‘재정 지배(fiscal dominance)’의 핵심입니다. 지금 일본의 경우에 재정 지배란 정부가 중앙은행에 직접 금리를 낮추라고 명령하는 현상이라기보다, 정부의 빚이 너무 커져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정부의 이자 부담과 국채 시장 안정을 무시할 수 없게 되는 상황입니다.

금리인상→ 일본재정 불신→ 엔화 약세 악순환

일본의 역설은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엔화가 강해져야 하지만, 금리 상승이 정부 재정에 대한 불안으로 해석되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투자자는 높은 금리를 일본 경제의 건강함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일본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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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지만, 엔화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며 경제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국채 금리 상승이 일본의 재정 불안에 대한 우려와 연결되면서 통화정책의 긴축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금리 상승은 정부의 부채 문제로 인해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위험 프리미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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