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반려인 1,000명에게 동물등록제에 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가 인상적이다. 응답자의 절반이 동물등록 방식을 내장형 무선 식별 장치로 일원화하는 데 찬성했으나, 그들 중 동물등록을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외장형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것. 머리로는 유기동물을 줄이고 반려인의 책임의식을 높이려면 내장형이 답이라고 인식하지만, 실제로 내 반려동물의 몸속에 칩을 삽입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의미겠다. 시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과 기관을 방문하는 번거로움, 비용 문제 등은 당장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반려견의 동물등록을 법적 의무로 정하고 있다. 입양자는 소유권을 취득한 날 또는 2개월령이 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동물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이때 피부 아래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내장형과 몸 밖에 인식표를 부착하는 외장형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 것.
해외 국가들은 사뭇 다르다. EU 국가들은 나라 간 이동이나 해외 출입국 시 내장형 칩 스캔이 필수며, 이 때문이라도 국제 표준 규격의 내장형 마이크로칩만 인정한다. 일본은 펫숍이나 브리더가 개와 고양이를 분양하기 전 반드시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고 등록해야 한다. 미국 역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내장형을 표준으로 한다. 정리하면 이들 나라는 공통적으로 외장형 등록 방식을 인정하지 않으며, 더불어 등록 시점 역시 ‘선 등록 후 분양’으로 제도화했다.
현재 우리나라 누적 등록 개체 중 내장형은 50%, 외장형은 38%가량을 차지한다. 내장형 비중이 높지만 신규 등록에서는 외장형(53%)이 내장형(46%)을 앞지르는 추세다. 내장형 선택을 두고 이성적 판단과 실제 행동과의 간극을 줄이려면 몇 가지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면 좋겠다.
먼저 시술 부작용에 대한 불안을 낮추어 준다. 마이크로칩 주입 부작용 발생률은 0.01% 미만에 불과한 점을 알리고, 만일의 경우에 대한 치료비 등의 보증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내장칩을 이식한 상태로 개를 분양 또는 입양하도록 의무화하면 반려인의 등록 수고를 덜어 줄 수 있다. 1만 원 내외의 시술비도 일부 지원해 준다면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내장형 등록 동물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자체 반려동물 놀이터나 공공 시설 입장료를 면제해 주거나, 펫보험 가입 시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등 체감할 수 있는 이득을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보면 어떨까.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42호(26.08.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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