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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관 오픈런은 여행을 닮았다

칼럼/여행라운지
설렘으로 출발하는 여행
명품관 오픈런과 유사해
'싼게 비지떡' 늘 생각해야
명품쇼핑과 여행은 닮은 꼴이다.  픽사베이
명품쇼핑과 여행은 닮은 꼴이다. 픽사베이
매장 앞의 줄은 공항의 탑승구를 닮았다.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에는 이상한 설렘이 있다. 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눈이 떠지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과 탑승구 앞의 기다림까지 모두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여행은 비행기가 이륙한 뒤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전날 밤 짐을 싸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공항의 탑승권이 여행의 시작을 증명하듯, 오픈런의 대기번호는 욕망의 여정에 올라탔다는 신호가 된다.

문제는 이러한 설렘에 불안이 결합하는 순간이다. 여행상품 광고의 '얼리버드 특가' '잔여 좌석 0석' '이번 시즌 마지막 출발'이라는 문장은 사람의 결정을 앞당긴다. 명품 시장의 '오늘이 제일 싸다' '가격 인상 전 마지막 기회' '한정 수량'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금 사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이라는 두려움이 소비자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것이 불안마케팅이다. 불안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내게 정말 필요한지, 생활에 잘 맞는지,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 전에 마음속에 먼저 비상벨을 울린다.

원래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필요한가여야 한다. 그다음이 '내 예산에 맞는가'이다. 그러나 불안마케팅이 작동하면 '놓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질문이 가장 앞에 선다.

좋은 여행자는 목적지를 즐기면서도 돌아올 길을 안다. 좋은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오픈런을 여행처럼 즐기되, 여행비처럼 지불하자.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은 만큼만, 추억으로 남아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만 소비하는 것이 불안마케팅과 환상마케팅의 시대에 필요한 가장 현실적인 태도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여행사들이 자주 쓰는 익숙한 문장들은 대부분 본능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품고 있다. 이성을 통해 따져 물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 빨리 사면 싸다는 '얼리버드 특가'에 '마감 임박'이라는 단어가 겹치면 마음이 급해진다. '잔여 좌석 3석, 이번 시즌 마지막 출발'이라는데 평온할 여행족이 있을까.

원래는 조금 더 비교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지금 예약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 같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보다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이 먼저 움직인다. 여행의 설렘이 불안과 만나는 순간, 손가락은 검색보다 결제 버튼에 가까워진다.

여행 광고에서 '잔여 좌석'이 여행족의 마음을 움직이듯, 명품 시장에서는 '한정 수량'이 구매자의 본능을 자극한다. 여행에서 '성수기 가격 상승'이 예약을 앞당기듯, 명품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 예정'이라는 문구가 구매를 앞당긴다. 여행에서 '이번 시즌 마지막 출발'이 결정을 재촉하듯, 명품 시장에서는 '이번 시즌 컬러'가 결정을 재촉한다.

표현은 다르지만 작동 구조는 같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손해 볼 것 같다는 감정이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다.

다시 여행으로 돌아가서, 인기 여행지의 일출 명소를 떠올려보자. 사람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산길을 오르거나 해변으로 향한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마음이 바뀐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다린다면, 이 일출은 정말 특별한가 보다.' 사람들의 기다림 자체가 가치를 증명하는 신호가 된다.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도 비슷하다. 그 순간에는 유난히 특별해 보인다. 그곳에서만 살 수 있을 것 같고, 돌아가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다. 작은 마그넷, 컵, 향수, 엽서, 지역 특산품도 여행지에서는 빛난다. 그것은 물건 자체보다 그 장소의 공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의 조명, 그날의 날씨, 함께 간 사람, 낯선 언어, 들뜬 마음이 모두 물건에 묻어 있다.

여행지 기념품은 가격이 떨어져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추억으로 샀기 때문이다. 설렘은 남기되, 환상은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은 매우 조심해서 들어야 한다. 오늘이 제일 쌀 수도 있다. 지금 사지 않으면 못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사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싸다는 말, 한 템포 늦추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신중한 자세가 명품에서나 여행에서나 필요한 법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우리 사회의 오랜 격언을 새겨두자.

[문지효 신한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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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설렘은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부터 시작되며, 소비 역시 불안마케팅의 요소로 인해 즉각적인 결정을 강요받는 경향이 있다.

여행 광고와 명품 시장의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지금 사지 않으면 손해'라는 불안감을 주어 빠른 결정을 유도하며, 이는 소비의 본능을 자극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신중한 자세로 '오늘이 제일 싸다'는 메시지를 경계하고, 가치 있는 선택을 위해 한 템포 늦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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