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대표 선거 탓 검수완박
李대통령 거부권 행사 포기
속셈은 차기 총선 공천권
美예비선거방식 도입해야
李대통령 거부권 행사 포기
속셈은 차기 총선 공천권
美예비선거방식 도입해야
장윤기 살인 사건으로 검찰 보완수사는 극적 기사회생하는가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7월 마지막 날 국회에서 끝내 폐기 처리해버렸다. 행여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줄까 기대했으나 "입법권을 부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국회 통과 사흘 만에 국무회의에서 번개처럼 의결했다. '개헌 연임'에 대해선 침묵했고 이는 향후 지지율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61%, 반대 32%로 국민의 존치 여망이 높았고 심지어 민주당 지지층도 46%대 39%로 유지가 더 많았다. 경찰이 밝혀내지 못한 장윤기 사건의 강간살인 혐의를 검찰의 보완수사가 밝혀내자 여성단체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간절한 SOS를 보냈다.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최후의 저항을 벌였다.
알렉시 드 토크빌은 1835년 발간한 저서 '미국 민주주의'에서 의회정치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다수의 폭정'이라고 갈파했다. 지금 한국은 민주당의 폭정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언론은 검수완박의 주동자로 정청래 추미애 서영교 김용민 한병도 박은정 등을 열거한다. 이들을 소위 '병오년(丙午年 2026) 6인방'으로 기억해둘 만하겠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이런 위험해 보이는 일을 주도했는가?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강성 지지층의 표를 얻어 당권을 잡기 위해서다. 당권을 잡으면 내후년 총선에서 공천권이란 권력을 거머쥐게 되고 이는 곧 차기 대선의 헤게모니로 이어진다. 국회의원이란 존재는 자신에게 공천권을 행사하는 권력 앞에서 쩔쩔맨다. 특히 정권 후반기로 가면 대통령이고 뭐고 눈에 보이는 게 없다. 그래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정청래가 당대표가 되면 바로 레임덕"이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던 것이다.
민주당 강성 당원들의 숫자는 대략 40만~50만명이라고 한다. 한국의 유권자는 총 4464만명이다. 약 1%에 불과한 민주당 강성 당원에게 휘둘려 국민 여론과 야당의 반대, 약자의 인권, 위헌성 논란, 대통령의 요구까지 깡그리 무시한 채 검찰수사 완전 폐지를 감행했다. 이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2항을 위배한 반(反)민주주의 행위다.
국민은 1% 파쇼의 손아귀에서 권력을 되찾아 와야 한다. 그 해결책은 공천권을 국민의 손에 되돌려주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대통령제의 원형인 미국은 1903년 위스콘신주를 시작으로 예비선거(open primary)를 통해 후보를 정하도록 했고 당대표 없이 원내대표만 두고 있다. 독일은 1967년 정당법 제정 때부터 공천을 지역구 당원의 비밀투표로 결정하도록 했다. 영국과 일본 등도 중앙당은 지역에서 정한 공천 후보자 가운데 부적격자만 걸러내는 정도다. 선진국의 유권자는 정당이 정해준 후보를 찍는 데 그치지 않는다. 후보부터 자신의 손으로 선택한다.
왜 선진 한국은 이렇게 하지 못하는가. 레버리지 ETF를 두고 한국을 '오징어게임 국가'라고 비아냥댔던 외신은,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권'에 콧방귀를 뀐다면 한국의 사법 시스템도 조롱거리로 삼을 것이다.
선진 한국의 국민은 국회의원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당(黨)부터 선택해야 한다. 반면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줄 생각조차 하지 않는 당에는 불이익을 줄 때가 왔다. 아울러 국민은 22대 총선에서 여당 50%대, 야당 45% 수준의 지지를 보냈는데 실제 국회의원 수도 그에 맞게 배분되도록 선거제도도 재설계해야 한다. 다수의 폭정을 막는 일이 개헌보다 시급하다.
[김세형 논설고문]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