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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아칼럼] 주가 오르면 연금개혁 미뤄도 된다는 착각

국민연금 수익률 고공행진
고갈 늦추는데 도움되지만
주식시장 변동성 고려하면
수익률 높아졌다는 이유로
연금개혁 미뤄서는 안돼
이은아 논설위원
이은아 논설위원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1990년대 들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채권 투자 위주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선 것은 김대중 정부 들어서다. 지금이야 주식 투자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당시에는 국민 노후자금을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만만치 않은 반대 여론을 뚫고 늘어나기 시작은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금은 지난 6월 말 현재 635조5734억원에 달한다. 전체 기금 적립금(1269조1355억원)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기금 도입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주식 투자는 최근 지속된 증시 호황과 맞물려 높은 수익률로 돌아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2023년 13.59%, 2024년 15%로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8월까지 수익률도 8.22%나 된다. 덕분에 기금 설치 후 37년간 평균 운용 수익률도 6.82%로 높아졌다. 2023년 나온 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수익률 4.5%를 가정한 것이니, 수익률이 높아진 만큼 연금기금 소진 시기도 늦출 수 있다. 수익률을 1%포인트만 높여도 기금 고갈 시기가 6년 정도 늦어진다고 하니 높은 수익률은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만 기댈 수는 없다. 수익률은 변동성이 크고,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좌우되기도 하는 까닭이다. 최고의 투자 전략을 세우고, 최선의 포트폴리오 짠다고 하더라도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년 전인 2022년 국민연금은 8.22%의 손실을 냈다. 금융시장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점에서 위험자산을 마냥 늘릴 수도 없는 일이다. 장기적 안목에서는 수익률 극대화 못지않게 위험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국민연금 기금이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시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금까지는 보험료 수입이 연금급여로 나가야 하는 돈보다 많은 구조여서 자산을 팔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연금 지급을 위해 자산을 팔아야 하는 시점이 오면 공격적인 투자는 어려워진다. 5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급여 지출이 더 많아지기 시작하는 시점은 2030년이다. 2030년에는 연금 지급을 위해 3조원어치의 자산을 팔아야 하고, 5년 후인 2035년에는 30조원어치를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실시한 모수개혁과 최근 수익률 제고로 자산 매각 시기가 10년가량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국민연금이 주식을 팔아야 하는 때는 다가오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수익률은 현재 기대치보다 낮아질 수 있고 시장에도 작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다. 당장의 주가 상승에 고무돼 연금개혁을 미루거나 위험자산 투자를 더 늘리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모수개혁으로 보험료율이 13%로 높아진다고 하지만 미래세대에 부채를 떠넘기지 않고 연금을 운영할 수 있는 수지균형 보험료(21.2%)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수익률 제고만으로 국민연금 재정 불균형을 덮을 수는 없다는 의미다.

다행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증시가 급등하고, 올해 국내 증시 역시 불장을 연출하면서 연금개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다시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가 14일 첫 회의를 연다. 자동조정장치 등 핵심 과제는 미뤄둔 채 수익률을 높여 기금 고갈을 늦추는 방안을 개혁이라고 포장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우리도 연금을 받을 수 있느냐'는 20대의 질문에 '주식 투자 수익률을 높여 연금을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은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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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1990년대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했으며, 현재 주식 투자 금액이 635조5734억원에 달하고 전체 기금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2023년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13.59%로 증가했으나, 외부 요인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크고, 자산 매각 시점이 다가오는 2030년을 고려할 때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따라서 향후 연금개혁이 필요하며, 단순히 수익률 개선만으로 재정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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