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發 주가 폭락
기술은 여전히 韓 우위
中 무기는 관료와 속도
韓장관은 되레 기업 발목
기술은 여전히 韓 우위
中 무기는 관료와 속도
韓장관은 되레 기업 발목
그러나 냉정히 보면 이틀간의 '패닉셀'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CXMT의 기술은 한국보다 여전히 2~3년 뒤처져 있다. 한국 기업이 HBM 등 고사양에 집중하는 사이 저사양 시장을 잠식한 것일 뿐 격차는 그대로다. 실제 금번 폭락은 하이닉스ADR 등에 투자한 '월가 AI 천재' 아셴브레너의 펀드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여파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어쨌든 중국 반도체라는 비수가 한국 목덜미 근처를 어른거리는 건 현실이 됐다. 과연 한국 반도체가 따라잡힐까.
결국 문제는 속도다. 시장, 자본, 인재 등은 비슷한 조건이라 치자. 결국 승부는 양측의 차별점에서 갈릴 것이다. 한중이 가장 다른 것은 지배구조다. CXMT는 허페이시 국유자본이, YMTC는 국가빅펀드와 후베이성이 지분을 쥐고 있다. 사실상 국가 소유란 뜻이다. 한국의 삼성, SK는 민간 기업이다.
역사상 국가 소유거나 단선적인 관(官) 주도만으로 기업이 정상에 오른 사례는 드물다. 소련의 야심 찬 계획경제는 종말을 고했고, 일본 정부가 공적자금을 쏟아부은 엘피다는 파산했다. 중국서도 반도체 굴기 상징이던 칭화유니그룹이 무너졌다.
그러나 경쟁자를 베끼며 추격하는 후발주자 때는 국가 주도가 유리하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애쓰모글루 등의 논문('Distance to Frontier, Selection, and Economic Growth'·2006) 내용이 그것이다. '모방'이 필요한 후발주자는 정부 주도가, '혁신'이 핵심인 선도주자는 민간 경영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추격 단계다. 반칙도 서슴지 않는다. CXMT는 삼성전자 등의 임직원을 통해 핵심 기술을 빼갔다. 올 4월 한국 법원은 이들에게 징역 7년 등 중형 선고를 했고, 검찰은 단기적으로 매출 5조원 손실을 추산했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에게 물었다. 반도체 기업 수장을 지내고 중국을 잘 아는 인사다. 그는 "중국 관료는 지향하는 목표가 뚜렷하고 오랫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 집요함과 전문성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시안 공장을 지을 때 중국 공무원들이 직접 서류를 들고 뛰어 6개월 만에 첫 삽을 떴다고 했다. 한국은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 조성을 발표하고 첫 삽을 뜨기까지 73개월이 걸렸다. 한국과 중국의 이런 속도 차가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다. 다른 기업 핵심 관계자는 "중국선 주 80시간 일하는데 더 일하라고 한다. 한국은 정부에서 연구도 주 52시간 넘게 못하게 한다. 남들은 뛰는데 모래주머니 채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상한 나라다. 글로벌 경쟁에서 이긴 대표 선수를 내부에서 발목 잡는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법 등 우리 기업을 방해하는 덫을 자꾸 놓는다.
지난주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주 52시간 예외에 반대하며 "52시간이 문제였다면 벌써 해외 경쟁업체에 따라잡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들만 반색할 말이었다. 중국 장관들은 규제도 없애주는데 한국 장관들은 그 반대다. 양국의 조건을 비교하면 한국 반도체의 최대 약점은 국회와 정부다. 주가가 정체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김선걸 논설실장]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