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스크린은 일제히 일제 강점기로 돌아간다. 조선 최초 라디오 방송국을 무대로 한 영화 '라듸오데이즈'는 드라마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이들이 단 한 번 완벽한 방송을 위해 무한도전하는 것을 다룬 코믹 드라마다. 영화 '품행제로' '야수와 미녀' '사생결단'의 배우 류승범이 천하태평한 한량 PD '로이드' 역을 맡았다.
로이드는 경성 최고 신남성이지만 출세보다 풍류를 즐기고, 일보다 여자에게 관심이 많다.
'라듸오데이즈'와 마찬가지로 1930년대 우리나라 모습을 그린 영화 '모던보이' 남자 주인공은 박해일이다.
친일파 행각으로 부를 쌓은 부모의 후광 속에 부족할 것 없는 생활로 연명한다.
'경성 최고 바람둥이'라는 별명이 붙은 한심한 청춘이다. 두 영화가 제목만 다르지 닮은 점이 많다.
식민지 시대 아픔 속에 등장하는 철없는 청춘들을 빗대어 시대상을 조명한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일본에 빼앗긴 3000캐럿 다이아몬드를 찾아 떠난다는 내용이다. 광복을 앞둔 1940년대가 시대적 배경. 천의 얼굴을 가진 경성 최고 사기꾼이 나온다. 시대상에서 다소 벗어나 모험담에 치중했다.
영화계는 신년 초 복고 영화를 필두로 과거에 대해 좀 더 탐구할 전망. 모던보이 정지우 감독은 "1930년대 경성을 택한 것은 우리 역사에서 반복된 적이 없는 흥미로운 시기"라고 설명했다. 영화와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드라마도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현재 방송 중인 MBC TV '이산'과 SBS TV '왕과 나'가 내년 4월까지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KBS 1TV에서는 '대조영' 바통을 이어 '대왕 세종'이 내년 1월 출발한다.
여기에 SBS는 '왕녀 자명고' 제작을 발표했고, MBC는 '선덕여왕', KBS는 '바람의 나라'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16~20부로 기획된 '바람의 화원' '일지매' '홍길동' 등 길지 않은 사극도 가세할 태세다.
이러한 복고 열풍은 참신한 소재로 승부해야 하는 대중문화계의 안일한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
극장이나 TV에서 꾸준한 흥행에 버팀목이 되는 중장년층을 끌어들여 낙제만은 면하겠다는 심보다.
시청률이 10%대 전후에 머물고 있는 현대극과 달리 사극드라마는 웬만하면 20% 이상 시청률을 6~7개월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
구본근 SBS 드라마국장은 "요즘 뚜렷한 스토리 라인이 있는 드라마들이 강세를 보이는 추세인데 현대극을 통해서는 뚜렷한 스토리라인을 발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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