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비급여 물리치료가 5년 새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실에 앉는 순간 "실손 있으시죠?"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동네 병원들이 환자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물리치료를 끼워팔기한 결과다. 보험금 지급액이 늘면 보험료 인상을 압박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과잉 진료를 막고 상품 구조를 개선해 물리치료를 안 받는 가입자만 바보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국내 4대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을 분석한 결과 작년 비급여 항목 물리치료로 지급된 보험금은 9371억원이다. 2018년(4698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를 주로 취급하는 동네 병원의 물리치료 지급액이 이 기간 1448억원에서 4268억원으로 200% 가까이 증가했다. 치과, 피부과 등 물리치료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진료과에서도 비급여 물리치료 지급액이 5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했다. 의사는 건강보험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고, 환자는 보험금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과잉 진료와 의료 쇼핑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계정에서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18.0%로 지난해 117.2%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사로서는 보험을 팔수록 밑지는 장사가 되기 때문에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바쁜 일상에 쫓겨 1년에 한 번도 물리치료를 받을 일 없는 가입자들은 억울하다. 이들에 대한 보험료와 쇼핑하듯 도수치료를 받는 가입자의 보험료에 확실한 차등을 둬야 한다. 비급여 물리치료 보장 한도를 설정하거나 보장 금액과 한도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늘릴 필요가 있다.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기부담률을 올려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도수치료를 받는 일부 의료 쇼핑자들이 병원에 떼돈을 벌게 해주고, 일반적인 실손보험 가입자와 보험사가 이 비용을 부담하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매일경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