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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칼럼] 룰라 대통령에 명함건넨 삼성 회장

AI붐 삼성전자 200조 이익
엔비디아式 보상할 여유
첨단인재 해외 유출 막고
의대광풍 막을 다윈의 순간
김세형 논설고문
김세형 논설고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2013년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한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은 장면에 대해 결례 논란이 무성했다. 원래 습관이 그렇다며 슬쩍 넘기려 했으나 그전에 시진핑 주석을 만났을 땐 손을 뺀 사진이 발견됐다.

지난 3월 말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국빈 방문해 청와대에서 만찬을 할 때 삼성 이재용 회장이 명함을 건넨 장면이 화제였다. 유교문화권에선 격(格)이 안 맞을 때 "어디서 명함질이야"라고 지적한다. 이 회장의 명함은 오히려 미담으로 여겨졌다.

빌 게이츠의 힘이 MS라는 기업에서 나왔듯이 삼성도 마찬가지다. 이란 전쟁 통에 가변적이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앞 순위 가운데 아람코, TSMC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 기업이다.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G7 기업은 물론 브라질 기업도 없다.

삼성전자의 작년 순이익은 45조원이었는데 올해는 170조원, 많게는 200조원으로 보기도 한다. 그보다 앞선 기업은 엔비디아, 아람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5개사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세계 20~30위권이었다면 인구 2억명 국가 정상에게 명함을 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 2월 엔비디아, 구글 등이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문인력 채용에 나섰다는 기사가 대대적으로 떴다. 높은 연봉(3억8000만원)을 제시하며 한국의HBM 고급 인력을 겨냥한 게 뻔했다. 얼마 전 대한상의의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떠난다는 보고서에 대통령부터 불호령을 내린 적이 있었다. 사실 AI(인공지능) 시대에 부자 몇 사람 떠나는 것보다 기술 두뇌 인재가 이탈하는 게 훨씬 두렵다. 한국의 기술 인재 1만1000여 명이 외국을 떠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0년께 한국은 중국에 반도체까지 압도당할 거라는 암울한 보고서를 냈다. 부자들의 탈한국엔 시끄럽더니 국가 존망이 달린 기술 추월에는 대통령도 경제장관들도 꿀 먹은 벙어리였다.

한국의 수재들은 몽땅 의대에 진학하고, 그나마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 공대 석박사들은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가고 있다. 그러던 중 작년 말 SK하이닉스가 특별보너스 1억원씩을 지급하고 올해는 3억원으로 오를 거라고 하자 의대에 합격하고도 공대로 오는 학생들이 있다는 말이 들려온다. 희망의 싹이다.

평생을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권오현 전 회장은 "인재 확보에 '합당한 보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초격차'라는 책에 썼다. 엔비디아의 5년 이상 근속자들 약 50%가 2500만달러(36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 의대 광풍이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인재 전쟁에서 2011년 트위터가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를 스카우트하려 했을 때 래리 페이지가 직접 나서 5000만달러의 주식과 수석부사장 승진이라는 선물로 주저앉혔다는 일화는 전설로 남아 있다.

그동안 미국 빅테크들이 큰소리 치면서 한국 인재를 빨아가는데도 우리 기업들은 돈이 부족해 속수무책으로 탄식했다. 그런데 AI혁명으로 한국 기업이 100조원, 200조원을 벌어 여유가 생겼다.

최근 클로드 코워크가 내놓은 AI 에이전트 때문에 '다윈의 모멘트'가 왔다고 실리콘밸리에 난리가 났다. 바로 그것이다. 한국 재벌의 인재 포용 문화에도 다윈의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삼성, SK, 현대가 외국으로 떠난 인재를 불러들이고 세계적 인재가 한국을 먼저 찾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초대형 기업가가 탄생하면 룰라를 만날 때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악수할 힘이 생길 것이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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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청와대 방문 당시 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모습으로 결례 논란이 일었지만, 이는 유교문화권의 격식과 대조적으로 보인 삼성 이재용 회장의 명함 전달 장면에서 격려로 해석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작년 45조원이던 순이익이 올해 17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예상되며, 세계 12위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의 기술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문제는 심각하다.

AI 혁명으로 거대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나서야 하며, 한국 재벌들도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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