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1 학생도 형사처벌 검토
범죄 심각해 필요성 있지만
아이들 행복과 안전 위해
우리 사회 얼마나 노력했나
범죄 심각해 필요성 있지만
아이들 행복과 안전 위해
우리 사회 얼마나 노력했나
1997년 고베시에서 발생한 사건은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14세이던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학교 정문에 내걸었다. 경찰을 조롱하듯 '나를 (살인을) 저지해 보라'며 자필로 쓴 성명서도 남겼다. 체포 당시에는 이미 초등학생 두 명을 살해하고 세 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뒤였다. 경찰 조사에서 살해 동기를 "죽음과 고통을 보면 성적 흥분을 느낀다"고 진술했다.
2019년 중국 안후이성에서는 13세 소년이 10세 여아를 유인해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아동의 시신이 발견되자 전국적 공분이 일어났다.
두 사건은 단순한 청소년기 일탈로 넘기기 어려운 사회적 파장을 남겼다. 이후 일본은 형사처벌 나이를 만 16세에서 만 14세로 낮췄고, 중국은 12~14세라도 고의 살인 등 중범죄에는 형사책임을 묻도록 법을 고쳤다. 청소년의 중대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강화한 것이다.
정부가 촉법소년 나이 하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한다. 청소년 강력범죄가 심각하자 국민 여론은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보호처분 대상자 중 만 13세 비중은 14·15세와 비슷한 15% 안팎인데, 12세는 5% 수준으로 뚝 낮아진다. 이렇다 보니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 가운데 유독 '만 13세'의 범죄율이 두드러진다. 특히 성범죄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만 13세'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물론 '만 13세'는 신체는 성장했지만 판단력·충동 억제 능력이 미숙해 처벌보다 교육·교화가 효과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 중1 학생 중에는 신체·정서 발달 수준이 초등학교 고학년과 별 차이가 없는 아이도 많다. 잘못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지만, 한번 찍힌 낙인은 오랫동안 사회 복귀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 환경에선 '전과 딱지'가 온라인에서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최근 한 지인이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자녀가 다니는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이 망치로 동급생의 머리를 내리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몸을 피해 귀 끝만 살짝 스쳤다. 가해 학생은 얌전하고 키가 작은데 평소 피해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연락을 받고 학교에 온 가해 학생의 부모는 피해 학생의 부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자녀가 책가방에 망치를 넣고 등교했는지,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결국 가해 학생은 학폭위원회에서 자퇴로 결정됐다.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부모는 '초등학생 때와 달라지겠지' 기대한다. 하지만 급성장한 신체만큼 머릿속이 어떻게 바뀌는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분명한 것은 청소년이 되면 정신건강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2~14세 자살률은 10만명당 5.0명, 15~18세는 11.4명이다.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중학생 비율도 11~14%에 이른다. 특히 여중생은 17%를 웃돈다.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 가운데 최하 수준이다. 학원을 포함해 학습 시간은 길고 언어·온라인상 폭력도 일상화됐다. 이렇다 보니 우울감과 근심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만 13세'로 형사처벌 나이를 낮추더라도 이들이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고의 살인이나 강간·강도 등 중범죄에 대해 예외적으로 형사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성적으로 학생을 줄 세우고,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사회환경은 기성세대 책임도 크다. 청소년의 안전과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찬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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