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신·증설, 교수 기업겸직 허용 등 파격대책 내놓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정부 인공지능(AI) 기본 구상에는 AI 생태계 조성과 인재 육성을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이 담겨 있다. 주요 대학에 첨단기술 관련 학과를 신·증설하고, 기술창업의 장벽으로 지목되어온 교수의 기업 겸직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청와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가 정책을 마련 중이며, 연내 국가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안에 AI정책을 총괄할 전담국도 설치한다. 사실상 없던 조직이 신설되는 셈이다. 문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분야별 장벽을 과감하게 허무는 등 생태계 조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난 이후로 줄곧 AI 전략에 대해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민에게 AI교육을 의무화해 25만명의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일본처럼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AI 인재 키우기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기존에 발표한 인공지능대학원과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외에 추가로 주요 대학에 첨단기술 관련 학과를 신설 및 증설하겠다고 28일 밝혔다. AI시대를 이끌 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 정원'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도권 대학들은 총량제 때문에 일반 학과를 신설하거나 정원을 늘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날 대통령 발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카이스트 관련 학과의 정원이 늘어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정원은 2005년부터 15년째 55명인 반변 미국 스탠퍼드대의 컴퓨터과학과 학부 정원은 지난 10년간 5배 늘었다.
정부는 올해 주요 대학 5곳을 선발해 인공지능대학원을 설립하도록 지원했다. 카이스트, 고려대, 성균관대 등 3곳은 올 2학기부터 학생을 선발해 수업을 진행 중이고, 포스텍과 광주과학기술원(GIST)도 내년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도 내년 3월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을 개원하기 위해 이달 신입생을 모집했다. 그러나 6개 대학을 모두 합쳐도 2022년까지 배출할 수 있는 석박사 인재는 300여 명에 불과해 AI인재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교수의 기업 겸직 허용이다. 이번에 개교한 AI대학원들은 교수진을 초빙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교수진을 모시려 삼고초려한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은 "1억원 남짓한 국내 교수 연봉과 근무 조건으로는 최소 3배에서 10배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외국 인재를 모셔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교수들의 기업 겸직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교수 겸직이 허용되면 대학 내 창업이 활성화되고 자연스럽게 AI 생태계가 조성되는 등 엄청난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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