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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하러 오던 외국인…이젠 암·간이식 중증치료 위해 한국行

한국 의료 가성비 뛰어나고
중증질환 치료·생존율도 탁월

종양등 내과진료가 성형추월
건보 아닌 자비 치료도 급증
한국 의료관광 패러다임 전환

2009년 외국인환자 유치 허용
의료 규제완화 효과 결실거둬
◆ 메디컬코리아 뜬다 ◆

지난해 1만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경희의료원 국제교류센터의 김병성 센터장이 외국인 환자 가족과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희의료원]
지난해 1만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경희의료원 국제교류센터의 김병성 센터장이 외국인 환자 가족과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희의료원]
갈수록 많은 외국인이 공간적인 제약과 시간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한국 의료서비스를 찾는 것은 의료서비스 질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장기 이식이나 암 같은 고난도 수술의 경우 국내 의료진의 치료 생존율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월등하게 높은 편이다. 국내 의료진이 실시하는 간·췌장 장기 이식 수술 1년 후 환자 생존율은 95% 이상이다. 모든 종류의 암 치료 후 5년 생존율도 한국은 70% 이상으로 의료 선진국인 미국(69.2%), 캐나다(60%), 일본(62.1%)보다 높다. 이와 관련해 국내 병원 관계자들은 "최근 2~3년 새 진짜 아픈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만 몰렸던 기존 의료관광에서 탈피해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수치만 봐도 소화기나 순환기 등 내과 진료와 신장,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 한국 의료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 가운데 내과 분야 진료를 받은 사람이 8만507명(20.2%)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성형외과 진료로 4만8849명(12.3%)이었다.

박경서 세종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은 "최근 몇 년 새 세종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 중 심장병과 암 등 중증질환자가 전체의 50%를 넘는다"며 "외국인 환자들이 그동안 친절하고 값싼 의료비를 보고 한국을 방문했다면 이젠 뛰어난 의술을 보고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센터장은 "외국인 중증질환자는 피부과나 성형외과와 달리 자국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한국을 찾는다는 점에서 국내 의료산업에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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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내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도 외국인 환자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국가 내 의료기술 편차가 심한 중국과 외국인 환자 유치를 꺼리는 편인 일본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한국 의료는 가성비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김소정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진료과목별로 의료비가 들쭉날쭉해 국가별 진료비를 상호 비교한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독일이나 미국에 비해 한국의 중증질환 치료비와 건강검진 비용은 확실히 저렴한 편"이라며 "선진국 환자들이 몰려드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 환자 중 국내 내과 통합(소화기·감염내과·혈액종양내과 등) 진료를 받은 사람이 1만47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건강검진센터를 찾은 인원이 5030명으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 대비 뛰어난 치료를 경험한 외국인 환자가 자국에 돌아가 한국 의술의 최고 마케터로 변신하면서 외국인 환자를 추가 유치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의료계 분석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외국인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이들이 한국 의료에 만족한 정도는 100점 만점에 90.5점을 기록했다. 만족도 점수는 2013년 88.3점을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90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응답자 가운데 94.8%는 "본국으로 돌아가 지인에게 한국 의료를 추천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큰손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고 있어 국내 의료관광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2월 대비 48.1% 증가한 51만명으로 사드 보복 조치가 단행됐던 2017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외국인 진료수입 1조원대 시대가 현실이 되고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가 하나의 산업이 될 만큼 덩치가 커지면서 외국인 환자를 좀 더 안정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정부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명동과 인천공항에 메디컬 코리아 지원센터를 개소해 외국인 환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미용 성형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환자 불법 브로커에 대한 신고 포상제를 운영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의 의료사고 배상책임 보험 가입도 의무화함으로써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외국인 환자 의료사고에 대한 대비도 마련한 상태다.

국내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가 허용된 건 2009년 의료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외국인 환자 유치 등록제도가 운영되고 메디컬 비자가 도입되면서 외국인 환자 수가 늘어났고 이후 정부는 '메디컬 코리아(Medical Korea)'라는 국가 의료 대표 브랜드 사업을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선 상태다. 2016년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의료기관 등록갱신제도 시행되면서 치료 안전성도 높아졌다.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은 2009년 1453곳에서 2017년 1664곳으로 늘어났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진료과목별로 전문의를 1명 이상 확보하고 의료사고 배상책임 보험 또는 의료배상 공제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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