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용산구 어린이정원을 포함한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서울시와 용산구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 후보지 검토 방침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의 ‘닥치고 짓자’는 원칙과 이를 막아서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방침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확인됐다. 그는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라며 어린이정원 외에도 용산공원 내에 주택 공급이 가능한 땅이 있다면 활용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원칙은 ‘닥치고 짓자’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장관의 발언에 서울시는 같은 날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인 용산공원을 훼손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히며 반대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은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시민의 삶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소중한 국가자산”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용산공원 훼손은 1cm라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서울시에 이어 용산구도 15일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후보지 검토 방침에 반대했다. 용산구는 입장문을 통해 “국토부 장관이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런 추진 방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용산구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담아낼 국가의 상징 공간이 될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고 했다.
정부의 공급 속도전과 지자체 등 주민 반발이 맞서면서 실제 주택 공급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와 협력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오 시장과 20일 면담 일정도 잡혀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가 반대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준다고 보면 안 된다”는 입장도 밝히며 강행 돌파 의지도 내비쳤다.
용산공원은 여의도 크기에 맞먹는 약 300만 ㎡ 규모다. 국토부는 현재 용산공원에 인접한 4만8000㎡ 규모 캠프 킴 부지에 2500채 주택 공급을 추진 중이다. 어린이정원의 경우 약 30만㎡ 규모로, 많게는 1만 채 이상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는 미군 기지 반환 부지를 국가공원 외 다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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