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로 얼마나 버티나…65세 이상 향후 7년 사망 위험 가늠자? [노화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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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 발로 얼마나 오래 설 수 있는지, 의자에서 일어나 얼마나 빠르게 걸어 반환점을 돌아올 수 있는지를 보면 노인의 이후 약 7년간 사망 위험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위안대학교·국립대만체육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대만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만3423명을 중앙값 약 7년 동안 추적하면서 여러 가지 간단한 검사를 통해 신체 체력을 측정했다. 균형과 민첩성, 하체 근력 등의 검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노인은 성적이 낮은 사람보다 추적 기간 중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았다.

기존 질환과 소득 수준, 체중, 스스로 보고한 운동 습관 등을 고려한 뒤에도 이러한 연관성은 유지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참가자들은 2015년 1월 11일부터 2016년 11월 25일까지 대만 22개 시·현에 설치된 46개 검사 장소에서 표준화된 신체 체력 평가를 받았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대만 국민건강보험 자료와 연계해 2022년 12월 31일까지 사망 여부를 추적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약 73세였고 62.5%가 여성이었다. 추적 기간에 전체의 약 12%인 1631명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체력을 4개 영역, 총 7가지 검사로 측정했다.

균형·민첩성은 두 가지 방법으로 평가했다. 하나는 눈을 뜬 채 한 발로 최대 30초 동안 서 있는 검사다. 다른 하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약 2.4m 거리의 반환점을 돌아 다시 의자에 앉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검사다.

근력 역시 두 가지 방법으로 평가했다. 하체 근력은 팔을 사용하지 않고 30초 동안 의자에서 몇 번이나 일어났다 앉을 수 있는지, 상체 근력은 남성 3.6㎏, 여성 2.3㎏의 아령을 30초 동안 최대 몇 번 들어 올릴 수 있는지 측정했다.

심폐지구력은 2분 제자리걸음 검사로 평가했다. 제자리에서 걸으며 정해진 높이까지 무릎을 2분 동안 최대 몇 번을 들어 올릴 수 있는지를 측정했다.

유연성은 양손을 등 뒤로 뻗어 얼마나 가까이 닿는지와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손을 발끝쪽으로 뻗어 얼마나 가까이 닿는지로 평가했다.
7가지 검사 예시. 챗GPT 생성 이미지.
7가지 검사 예시. 챗GPT 생성 이미지.

연구진은 각 검사 성적에 따라 참가자를 낮은 순서부터 높은 순서까지 5개 그룹으로 나눴다.

검사별로 비교한 결과 특히 균형·민첩성에서 사망 위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의자에서 일어나 반환점을 돌아 다시 앉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장 짧은 그룹은 가장 긴 그룹보다 추적 기간 중 사망 위험이 약 59% 낮았다. 한 발 서기에서도 성적이 가장 좋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약 50% 낮았다.

하체 근력과 심폐지구력 검사에서도 성적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약 42~45% 낮았다.

유연성은 양상이 조금 달랐다. 유연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은 높은 사망 위험과 관련됐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적정 수준을 넘어 유연성이 더 좋다고 해서 생존 측면에서 추가적인 이점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7가지 검사 결과를 하나의 종합 체력지수로 합치자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은 더욱 뚜렷해졌다.

전체 체력이 가장 좋은 상위 20%는 가장 낮은 하위 20%보다 사망 위험이 약 61% 낮았다. 이는 개별 검사에서 나타난 연관성보다 더 강했다.

특히 사망 위험 차이는 체력이 가장 낮은 그룹과 그보다 바로 한 단계 높은 그룹 사이에서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체력이 가장 떨어지는 노인의 신체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균형 능력과 하체 근력이 사망 위험과 밀접한 관련을 보인 이유 중 하나로는 낙상과의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균형감각 저하와 느린 이동 속도, 약한 다리 근육은 노인의 낙상과 그에 따른 골절의 잘 알려진 위험 요인이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노인의 입원과 장애,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한 발 서기나 의자에서 일어나 짧은 거리 걷기 검사를 통해 실제 낙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근육 조절 능력이나 협응력, 이동 능력 저하를 포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낙상이나 골절 감소가 실제 사망 위험 차이를 설명하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또 한 발로 30초를 서면 오래 산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에게 특정 운동을 하도록 무작위로 배정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한 시점에서 측정한 체력 수준에 따라 이후 사망률에 차이가 있는지를 관찰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다. 따라서 균형이나 근력을 향상시키는 것 자체가 수명을 연장한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사용한 간단한 체력 측정 방법이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령자의 건강 위험을 평가할 때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의 수와 종류가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질병의 유무만으로는 현재 몸이 어느 정도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지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실제로 몸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간단한 체력검사를 더하면 기존 질환과 생활습관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노인의 신체기능과 장기적인 건강 위험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6.2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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