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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K바이오 '의사 창업' 붐 … 의료현장에 뜬 문제 해결사
- 입력 :
- 2026-04-06 17:48:56
과거 대학 실험실 벤처 중심이었던 생태계가 실제 환자를 진료하던 임상의들의 현장 감각과 결합하면서 내실 있는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의사 창업 기업은 10년 새 급증해 263곳으로 증가했다. 의대를 졸업해도 임상 의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에임드바이오'다.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출신인 남도현 에임드바이오 이사회 의장이 2018년 설립한 이 회사는 뇌종양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가 직접 메스를 내려놓고 뛰어든 사례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기반으로 난치성 암 정복에 도전한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이후 기업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3조1000억원 정도로,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과 방광암 신약 개발 부문에서 시장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차세대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지놈앤컴퍼니'는 서울대 의대 동기인 배지수·박한수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두 의사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면역항암제와의 시너지를 찾아내며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ADC 분야로 눈길을 돌려 관련 항체를 스위스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항암 신약 개발 전문기업 '에이비온' 역시 서울대 약대 교수이자 의학박사인 신영기 대표가 키를 잡고 정밀 항암 치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의들이 요구하는 정밀한 진단과 치료의 연결 고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6월 미국 바이오 회사에 1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하는 성과도 냈다.
신약뿐 아니라 로봇 등으로 임상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의사 창업가들도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이돈행 대표는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재직하며 내시경 시술 중 발생하는 출혈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장의 한계를 목격했다. 그가 개발한 파우더형 지혈제 '넥스파우더'는 물에 닿으면 겔 형태로 바뀐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과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강자 '엔젤로보틱스'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나동욱 교수가 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와 함께 창업했는데, 설계 단계부터 재활 전문의의 임상적 식견을 반영했다. 실제 환자의 보행 재활에 최적화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밀 의료 영역에서도 의사 출신 창업가들이 활약 중이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인 박웅양 대표가 설립한 '지니너스'는 유전체 분석 전문가로서의 통찰력을 사업화한 대표적 사례다. 단일세포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정밀 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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